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정민 미술치료사

아픈 마음 치유하는 한 마디 “당신도 반드시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우울감을 호소하면서 자살을 암시하기도 하고, 자해 도중에 전화해 울면서 하소연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내담자가 제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간절히 기원합니다.

정말 매일의 창제와 기원이 없었다면 견디기 힘든 순간도 많았겠다고 생각해요.

기원할 때 제게 상담하는 사람들 역시 빼놓지 않아요. 그분들이 진정으로 행복해졌으면 하는 진심을 담아 기원을 보내드려요.”



 







이정민 씨는 “한 사람의 가능성을 믿는 것에서부터 치료는 시작된다”고 말한다. 내담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지금 겪고 있는 마음의 아픔을 이겨내길 응원한다.



예술치료는 예술과 현대 의학, 심리 치료 이론, 상담 이론 등을 조합해 아픈 마음과 정신을 보듬는데 일조한다. 이정민 씨는 예술치료 갈래 중 하나인 미술치료사로 활약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또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이 씨. 그의 이야기를 통해 미술치료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 ‘미술치료사’라는 단어가 익숙하면서도 낯선데, 주로 어떤 영역을 다루나요?

“정신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미술 활동을 통해 치료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넓게 보면 심리치료의 한 방법이죠. 우울, 불안, 공황장애, ADHD 증후군, 틱(Tic) 장애 등을 주로 다룹니다. 찾아오시는 내담자(상담객) 역시 같은 문제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요.”



-. ‘코로나19’ 전파 초기에 대구지역이 많이 힘들었어요. ‘코로나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로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지는 않았나요?

“코로나블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기존에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분들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집안에서만 지내야 했고, 부정적인 뉴스나 이웃의 안 좋은 소식도 많이 듣게 됐거든요. 이 경우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 내담자가 안은 문제는 어떻게 파악하나요?

“기본적으로 많은 대화(상담)를 나누고요. 여러 방법을 활용해 내담자가 직접 자신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게 해봅니다. 그림을 그리게 하고, 점토 등을 이용해 만들게도 하고, 여러 이미지가 있는 카드를 펼쳐놓고 그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죠. 내담자마다 표현하는 게 정말 다양해서 어느 것 하나로 패턴을 특정 지을 순 없지만, 대부분 자신이 만들어낸 오브제에 정신적, 심리적 상태가 투영됩니다.”



-. 공통으로 보이는 경향이나 특징이 있을까요?

“가장 크게 부각되는 건 ‘자존감’이 낮다는 겁니다. 자신을 믿을 수 없는 거죠.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부족하다’ ‘못하고 있다’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다 보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몰리는 감정이 들지 않도록 대화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정민 씨는 내담자가 보여주는 자존감 저하에 특히 주목하고, ‘자신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힘을 쏟는다. 이 씨는 “불법(佛法)을 실천하면서 배운 가치 중 하나는 사람 마음속에는 불성(佛性), 불계(佛界)의 생명이 있다는 겁니다. 그 생명의 발현을 통해 누구나 존중받고, 사랑받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기억에 남는 내담자가 있다면 소개 부탁할게요.

“한 학생이 떠오르네요. 현재는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 당시만 해도 위태로웠어요. 그 학생은 공부도 잘했고 가정형편도 나쁘지 않았어요. 대신 부모님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 보니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됐죠. 지금도 충분히 잘하는데, 항상 부족하다고 느껴지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었어요. 결국엔 무너져 내렸어요. 자해도 하게 됐죠.

그 학생을 만나 상담하는데, 인정받고 사랑받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 발견했어요. 자존감이 희미 해져버린 거죠. 그래서 그 학생이 스스로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 부모님 역할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지점입니다.

“맞아요. 내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지요. 따뜻한 시선을 담은 신뢰의 눈빛을 자녀에게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나를 믿어 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에 희망을 찾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 “당신도 반드시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하는 확신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아직 많지 않은 나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몇 번의 갈림길을 만났어요. 선택의 순간이 온 거죠. 전 그럴 때면 어김없이 창제하고 기원했습니다. 신심(信心)을 하면서 배운 가치를 전하고 실현하는 가장 나은 방향을 기원했어요. 덕분에 지금 이 길을 걷는 거죠.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님께서도 ‘기원은 본디 자신에게 갖춰진 생명의 발로입니다. 헤아릴 수 없는 힘이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내담자에게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는 이 씨. 자칫 섣부른 격려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불법자(佛法者)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들어주고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종교적 신념이 다를 수 있어 드러내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신뢰하는 마음이 전달돼 생명으로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도록 기원한다.



-. 스스로에게도 확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정말 그래요. ‘내담자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불안을 항상 안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대부분이 극한 상황에 내몰리기 직전에 놓인 경우가 많거든요. 우울감을 호소하면서 자살을 암시하기도 하고, 자해 도중에 전화해 울면서 하소연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내담자가 제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간절히 기원합니다. 정말 매일의 창제와 기원이 없었다면 견디기 힘든 순간도 많았겠다고 생각해요. 기원할 때 제게 상담하는 사람들 역시 빼놓지 않아요. 그분들이 진정으로 행복해졌으면 하는 진심을 담아 기원을 보내드려요.”



-. 불법의 인간존엄(존중) 메시지를 담아 내담자에게 전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 사명이 있어요. 이케다 선생님께서 ‘눈앞에 놓인 과제에 하나하나 끈기 있게 대처하면 거기서부터 길이 열립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제 앞의 과제는 마음의 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행복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겁니다. 희망이 필요한 사람이 우리 주위에 정말 많아요. 그 분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정하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이정민 씨는 가장 보람될 때가 내담자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또, “선생님을 만나서 좋았어요” “다시 만나고 싶어요” “선생님 덕분에 행복해졌어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내담자를 보면, 오히려 자신이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그리고 ‘더 힘을 내자’고 각오를 새긴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말에 이 씨는 “상담하면서 느낀 거지만, 사회에 ‘인간변혁’의 가치가 더 많이 전해져야 한다고 생각돼요”라며 “9월에 열리는 ‘세계청년부총회’는 불법의 가치를 사회에 넓히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 시각으로 본다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사람들이 겪는 마음의 병은, 스스로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내 생명 안에 아픔을 이겨내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걸 전하는 무대로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수성권 지부여자부장





조성연(syjo@) | 화광신문 : 20/08/14 136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