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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서경자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코로나19 검역 제일선에서 대한민국의 관문을 지킨다



 



“고된 업무지만

‘광선유포 하겠다’고

기원해 오게 된 곳인 만큼,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입국하는 승객

한분 한분께 기원을 보내며,

제가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방역의 제일선’에서 근무하는 것이 감사한 요즘입니다”라고 말하는 서경자 씨.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 최초 발생 후 100일이 지났다. 현재는 국내 확진자보다 해외 유입 확진자가 많은 요즘, 대한민국 입국 첫 관문인 검역대에서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서경자 검역관을 만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현재 하고 계시는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검역관이 하는 주요 업무를 간단히 소개하면, 해외발생감염병(메르스, 에볼라, 콜레라 등)의 국내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 검역 감염병 검역관리지역을 다녀온 여행객이 작성한 ‘건강상태질문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선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정부 지침에 따라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모든 승객에 대한 특별 검역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검역’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코로나19 초기 검역과 지금의 검역은 좀 다른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검역 시 발열 환자들을 체크할 때는 발열 카메라를 통해 1차 확인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발열 카메라는 한 명씩 지나가야 체크할 수 있지만, 입국자가 적게는 2백명 많게는 5백명씩 들어오는 공항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거든요. 발열 카메라가 세팅된 값에 맞춰서 열이 높은 사람을 쫓아갑니다. 다른 승객들도 물론 모니터를 통해 체크합니다. 그 안에서 열이 있는 사람들은 고막 체온계로 측정하고, 고열자로 분류되면 따로 증상인터뷰를 해 분리합니다.

초기에는 중국 후베이성만 집중적으로 검역을 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열로만 판단하기엔 너무 복합적인 증상을 가진 바이러스이기에 방역 지침이 점점 강화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 세계에서 오는 승객에 대해 ‘건강상태질문서’를 신고 받고 1:1 특별검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입국 시 가장 먼저 만나는 검역대. 서경자 씨는 ‘어떤 감염병도 절대 내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임하고 있다.



-. 지금 검역 시스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먼저 입국자들을 유럽발, 미국발 등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검역대에서 비접촉 체온계로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질문서’와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열, 호흡기증상이 확인되면 고막체온계로 2차 검사를 받고 여기서 유증상자로 분류되면 칸막이가 있는 별도의 대기실로 옮겨집니다. 이렇게 입국장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유증상자 전용 특별입국심사대에서 입국 심사를 받고 국립인천공항검역소로 버스로 이동합니다. 공항검역소 개방형 선별진료소에 도착하게 되면, 검체를 체취하고 인근 격리시설로 옮기게 됩니다. 그곳에서 최대 24시간 머무르며 검사결과를 기다리게 되고, 음성 판정이 나오면 2주간 자가 혹은 시설 격리를 합니다.

해외 입국자는 전원 2주간 자가 격리를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유증상자와 마찬가지로 자가 격리를 하게 됩니다. 격리 기간에는 휴대폰에 설치한 자가격리 앱에 자가진단 결과를 입력해야 합니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됩니다. 검역과정에서 체온이 38도 이상, 기침이 동반된 경우엔 계류장에 대기 중인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정부 지침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었다. 무조건 입국을 막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한국은 철저한 방역 시스템에 맞춰 특별 검역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여러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땐 우리의 방역시스템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 검역 시스템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 지금은 ‘세계 최고의 방역’이라고 모두가 말하고 있지만, 처음엔 정말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부터 검역관으로 근무했던 것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산하 타 기관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2018년에 검역관 지원을 하며 이곳에 오게 됐거든요. 오랜 기간 근무하셨던 분들도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 속에서 근무한 지 이제 막 2년이 지난 제가 업무를 파악하며 현장에서 근무하려고 하니 쉽지는 않았죠. 특히 코로나19 초기 때는 우리나라만 유독 깐깐하게 검역을 진행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검역 지침 덕분에 지금 이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검역 지침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거든요. 고된 업무지만, ‘광선유포 하겠다’고 기원해 오게 된 곳인 만큼,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입국하는 승객 한분 한분께 기원을 보내며, 제가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 사실 코로나19가 있기 전에는 ‘검역관’의 업무에 대해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검역대 다음이 법무부 입국 심사거든요. 두 곳 모두 경중을 따질 수 없는 중요한 곳인데 검역을 불필요하게 생각하시는 모습을 보면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증상이 있어도 자진신고를 하지 않는 등 검역 과정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지금은 오히려 검역대에서 꼼꼼히 검사를 받고 가는 것이 본인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안심이 되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검역을 받으시려는 것을 보면, 검역의 중요성을 많은 분이 자각한 것 같아요.”



-. 근무하시며 뿌듯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재외국민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방역, 의료 시스템을 믿고 들어오는 수많은 외국인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데요. 검역을 통과하며 “아, 이제 안심이다” “우리나라가 최고예요!”하며 눈물을 보이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한분 한분을 만날 때마다 정말 끝까지 안심하시고 방문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더욱 검역에 철저하자고 다짐합니다. 무엇보다 인천국제공항 상주 직원이 7만 명이 넘는데,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인천공항 직원 중 단 한 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 이 부분이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매일 가족들과 함께 공통기원문을 보며 입정안국(立正安國)과 함께 ‘증상자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고 기원하고 있다는 서 씨. 자신이 주의 깊게 보지 못하면, 방역이 뚫리는 것이라는 생각에 뿌듯함보다 부담이 더 크다고. 그럴수록 자신을 기원해주는 가족, 그리고 지구의 회원님들 그리고 먼 길을 날아와서 ‘이제는 안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완전한 종식까지는 좀 더 먼 길을 가야 하지만, 검역관으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고 더욱 철저하게 임하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있다.



- 앞으로 검역관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남은 공직생활 동안 제가 하는 업무, 그리고 외국어 공부를 놓지 않고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주치는 한사람 한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는 인격풍부한 제가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서경자 씨는 “국내는 교육도 잘 돼 있고, 감염병 예방 홍보도 잘 돼 있어서 문제가 없는데, 외국에서 입국하시는 분들을 보면 온몸을 우비나 비닐 그리고 방독면 등으로 중무장을 하면서 손에는 비닐장갑 한 장도 착용하지 않은 채 들어오시는 경우가 있었어요. 옷 위에 뭔가를 더 입기보다 ‘마스크 올바르게 착용하기’ ‘손 씻기’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라며 마지막까지 당부를 전했다.



·광진권 지구副부인부장






김희선(hee@) | 화광신문 : 20/05/08 134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