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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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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간호사

코로나19 격리병동 간호사로 사투! 불법의 생명존중 실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가장 선두에서 싸우는 이들이 있다. 누구보다 발 빠르게 코로나19 전선으로 달려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힘을 쏟아 붇는 의료진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벌이는 사투는 코로나19 위협 앞에 놓인 시민들에게 구원의 손길이자 희망이 됐다. 대구의료원 간호사 박보영 씨 역시 그 주역다. 박 씨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와 벌이는 생생한 사투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대구의료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박보영 씨.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확진자를 돌보는 박 씨의 마음엔 “단 한 명의 환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새벽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박 씨 얼굴에서 고단함을 찾을 수 없었다.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 대구의료원 간호사로 계시는데, 현재 담당한 일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할게요.

“대구의료원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분들이 입원해 계시고, 저는 격리병동에서 그분들을 대상으로 치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투약, 혈액채취뿐 아니라, 식사 수발, 생리현상처리(기저귀 간호) 같은 활동도 함께합니다.”



-. 대구의료원이 구·경북 지역 료를 위한 거점병원인데요,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요?

“기에는 정말 많은 확진자가 입원했어요. 대구·경북 전역에서 물밀듯이 들어오는데 정신 차릴 틈이 없었죠 그래도 지금은 처음보다 느 정도 적응됐습니다. 현재는 초기보다 확진자 입원이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치판정 받고 퇴원하신 분도 꽤 있고요, 아직 치료 중인 분 역시 있습니다.

기에는 비교적 건강한 중장년층이 입원했다면, 지금은 인요양시설, 정신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으로 입원하고 계신 어르신 습니다. 연세도 많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치료하는데 더 많은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 의료진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도 계십니다. 의료진에 대한 방호는 어떠한가요?

“음 겪는 국가적 재난이다 보니 기에는 좀 우왕좌왕 어요. 그래도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재빠르게 대응체계를 세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의료진 안전을 위한 뉴얼이 있어서 마스크, 방호복착용, 소독 등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료진이 부족해 2시간씩 2교대로 근무했는데 지금은 외부에서 지원 오신 의료진과 료원 내 다른 부서 의료인력이 와가며 8시간씩 3교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의료현장에 처음 나올 때 지금 같은 상황에 맞부딪힐 걸 예상했었어요?

“아니요. 전혀 못했죠. 학교에서 배울 때 교수님이 전쟁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하신 적은 있어요. 하지만, 전쟁 날 리 만무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로나19로 쟁 같은 상황을 맞이했네요. 총성만 없 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으니까요.”



-.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에 투입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생각이 많았을 거 같아요.

“근무 마치고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료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우리 병원이 거점병원으로 지정됐다고, 바로 짐 싸서 들어오라고요.

직한 심정으로 ‘안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어머니에게 “나, 안 가면 안 될까?” 하고 말했는데, “안 가도 뭐라 할 사람 없으니 네 뜻대로 해”라는 말에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니, 제가 안 가면 동료 중 누군가 대신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제가 갈게요. 다녀올게요” 하고 병원으로 돌아갔죠.

금은 더 큰 사명과 보람,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몸은 고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크지만 그걸 대신하고도 남을 무언가 가슴에 자리 잡은 느낌입니다. 완치판정을 받고 환하게 웃으며 퇴원하는 분들을 보면 더 그래요.”





방호복을 갖춰 입고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박보영 씨. (본 사진은 취재원이 제공해주었습니다.)



-. 확진자를 치료하고 돌보는 데 있어서 어려움도 많겠어요.

“열거하자면 끝이 없죠. 정말 힘들 때는 하루 열두 번도 더 ‘도망갈까?’(웃음) 생각도 해봤어요. 그래도 내게 주어진 사명이니 힘들어도 웃으면서 하자고 다짐합니다.

특히, 그동안 학회에서 단련 받은 부분들이 이번에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나 자신의 인간혁명에 도전하면서 생명력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확진자를 마주하며 그분들의 이야기를 사소한 것 하나라도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얼마나 마음이 불안하겠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작은 불편함도 없도록 더 세심하게 보살핍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실 수 있도록 기원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고 실천합니다.”



-. 그 속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다고요.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단 채 의료원으로 오셨어요.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라 의료진이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엔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결국 안타깝게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얼마 후 병원으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됐어요. 돌아가신 환자의 따님께서 보내주셨는데, 의료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이었어요.

의료진 덕분에 아버지께서 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고, 다음 생에는 더욱 건강하게 태어나실 거라며 고맙다고 적으셨어요. 모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한 사람이라도 더 이 병에서 구해내기 위해서라는, 막중한 책임과 각오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죠. 이 외에도 많은 분께서 감사, 격려, 응원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 누구보다 지금 이 상황이 빨리 종식됐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 같아요.

“저뿐만이 아니죠. 지역, 국가, 세계가 바라는 점이죠. 돌이켜 보면 그동안 우리가 일상에서 누려왔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어요. 친구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고, 학회 여자부도 고 싶어요. 학회활동은 또 왜 이렇게 하고 싶을까요?(웃음) 어서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이 완치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간호사’도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이 길로 들어선 계기가 있을까요?

“저 축구선수였어요.(웃음) 스물한 살 때까지 대학 축구선수로 필드를 뛰어다녔죠. 그런데 ‘내가 축구선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이 되더라고요. 리고 그즈음 신심(信心)을 시작했습니다. 진지하게 창제하며 진로를 고민해 보자는 어머니 권유를 받아들인 거죠.

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도 되고 보람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간호사의 길을 택했습니다. 기원하며 정한 길이잖아요. 그래서 더욱 학회활동과 병행에 도전하며 지금까지 왔네요.”



-.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느끼는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선진성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는 점을 우선 들 수 있겠네요.

그리고 우리가 니치렌 불법(日蓮佛法)에서 배운 입정안국(立正安國)의 정신을 다시 새겨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시대를 불문하고 생명을 소중히 하고 인간주의 사상을 사람들마음에 새기는 일이 선행됐을 때, 사회의 안녕과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박보영 씨는 끝으로 화광신문 독자에게 철저한 개인위생준수와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또, 완전한 종식선언이 나올 때까지는 적정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두가 조금씩 불편을 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실천하면 생각보다 빨리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월배권 지역여자부장






조성연(syjo@) | 화광신문 : 20/04/24 13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