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남해진 간호조무사

“환자들의 아픔에 더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하고, 맞장구쳐요”



 



“생명 존엄 사상을 배우며 ‘한 사람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여자부로서, 제가 만나는 환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곧, 광선유포라는 마음으로 직장에서 신뢰를 더욱 쌓고 있습니다.”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는 남해진 씨. 환하디환한 그의 얼굴엔 14년 동안 환자와 병원에서 만든 밝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태풍이 한바탕 지나가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눈부신 어느 날, 울산의 한 거리에서 남해진 씨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함께 길을 걷는데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남해진 씨가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는다.

‘누굴까?’ 하고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윽고 그의 걸음이 다다랐는데, 그곳엔 내과 병원이 자리했다.

“안녕하세요.” 또 한 번의 인사가 울려 퍼졌다. 남해진 씨가 환자에게 건넨 인사였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도 병원에서 만난 환자였음이 분명하다.

그는 14년 차 간호조무사다. 얼마 전, 개원 1주년을 맞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14년이라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환자와 함께 만든 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 우와, 병원이 북적북적하네요.

“발 디딜 틈이 없죠?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환절기라 감기 환자라든지 직장인 건강검진을 위한 검진자가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 많고많은 업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가 ‘듣는 것’이라던데, 정말인가요.

“정말입니다.(웃음) 속에 있는 내장 기관이 아픈 사람들이 찾는 곳이 내과이기에 환자가 아무리 ‘아프다’고, ‘아파 죽겠다’고 말해도 눈에 보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는 환자들이 증상을 이야기할 때, 더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하고, 맞장구치며 환자의 입장에서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갑작스레 남해진 씨의 외할아버지가 입원을 했다. 그때 응급실에 있는 간호사의 모습이 보였다. 애타게 부르는 환자를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처치를 하는데 그 모습이 멋졌다. 환자를 쳐다보는 따스한 눈빛, 매만지는 손길이 매력적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간호사를 꿈꿨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입 실패를 맛봤다. 간호사라는 꿈에 다가가기도 전에 포기를 배웠다. 절망감에 빠진 그는 현실에서 도피하듯 하루에 서너 개씩 아르바이트만 했다. 아르바이트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 신심(信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찾아온 건가요.

“그렇습니다. 늦은 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선배 간부가 저를 찾아왔어요. 저를 끌고 나가셨죠. 꿈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될 때까지 해보는 거고 부딪히는 거라는 걸 알려줬습니다. 선배 간부가 내일부터 신심으로 같이 도전하자고 말하는데 싫지 않더라고요. 마치 저를 어둠 속에서 꺼내준 것만 같았어요. 제가 꿈에 도전하도록 간호조무사라는 직업도 알려줬습니다.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해 도전할 때, 신심에 눈을 떴습니다. 올바르게 신심을 하고 기원을 하면, 그 복운으로 내가 바라는 행복한 일들이 펼쳐진다는 것을요.”



-. 간호조무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직장부터 만만치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기원한 모습은 딱 일주일이었습니다.(웃음) 무엇보다 병원장님 성격이 불같았어요. 때마침 실습했던 병원에서 함께 일하자는 연락에 당장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선배 간부는 당장 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숙업을 바꿔야 한다고요. 원장님 얼굴도 보기 싫은데 말이죠. 그러다 어느 날 원장실 청소를 하는데 책이 쌓여 있는 거예요. 자세히 보니까 책이 아니라 그동안 이 병원을 거쳐간 간호조무사 이력서였어요. 처음으로 원장님이 안타까웠어요. 이렇게 많은 간호조무사가 왔다 가면서 원장님은 상처받지 않았을까, 제가 나가면또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됐습니다. 이 마음을 선배 간부에게 말하니 기원을 제대로 했다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웃음) 이후 원장님께 솔직하게 퇴사 의사를 밝혔고, ‘해진씨랑 오래 일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좋은 곳이 있으면 가보라’며, 퇴직금을 챙겨주셨습니다. 제가 일한 건 고작 두 달 반이었는데 말이죠.”



실습한 병원으로 직장을 옮긴 남해진 씨는 새롭게 업무를 시작했다. 이직한 병원은 준종합 병원으로 직원도 70명이 되는 규모가 꽤 큰 병원이었다. 1년간, 내과 간호조무사로 성실하게 일을 배웠다. 그런 남해진 씨를 눈여겨본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병원장이었다. 병원장은 남해진 씨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병원이 발칵 뒤집혔다.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신뢰해 준 병원장을 위해 남 씨는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이윽고 병원은 확장돼, 직원도 300명가량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순간에 병원이 부도가 났다. 월급도 막혔다. 300명이었던 직원 수가 10명이 됐다. 환자가 오면 뛰어가 접수 받고 다시 달려가 진료를 돕고, 주사를 놓고, 수납을 했다.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병원장의 배려 덕분에 간호조무사로서 간호사라는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친 그이기에 병원장과 병원을 지켰다. 무엇보다 간호조무사로 평생 일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병원 문을 닫는 그날까지 함께했다.



-. 무려 13년을 한 병원장님과 함께했다고요.

“정말 긴 시간이죠? 병원 문을 닫고, 병원장님이 새로운 병원에 가면서 저를 또 불러주셨어요. 그렇게 병원장님과 함께 13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청년부 서원근행회 연수에 다녀오며 광선유포 할 수 있는 직장을 기원했습니다. 또, ‘부산 법화경’전 의료팀으로도 시간 내어 도전했어요. 그때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10년 전, 함께 일한 의사였죠. 병원을 여는 데 함께 일하지 않겠냐고 묻더라고요. 울산에서 최고의 연봉을 주겠다는 제안과 함께요. 그 말이 마치 마음껏 광선유포하라는 말로 들리더라고요.(웃음) 기원 그대로 광선유포 할 수 있는 직장으로 이직하게 돼, 한없이 감사했습니다.”



-. 직장과 더불어 조직에서도 굉장한 실증을 더하고 있다고요.

“얼마 전, 태풍이 휘몰아치던 날이었어요. 딱 한 명만 ‘써니’가 구축되면 방면 ‘써니텐’이 완성되는데 대상자인 멤버는 한사코 거부했죠. 지부여자부장이 용기를 내고 이에 권여자부장이 함께하며 멤버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가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님 덕분에 얼마나 행복해졌냐’고, ‘나처럼 행복해진 한 사람을 만들고 그를 위해 기원하자’ 하고요. 다른 말에는 움직이지 않던 멤버가 ‘선생님’과 ‘5·3’ 이야기에 마음을 움직였고, 자신이 가장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친구를 기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으며 방면 써니텐을 달성했습니다.”



매 순간 ‘신심즉생활’을 실천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그에게 앞으로 어떠한 미래를 꿈꾸는지 물었다.



“생명 존엄 사상을 배우며 ‘한 사람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여자부로서, 제가 만나는 환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곧, 광선유포라는 마음으로 직장에서 신뢰를 더욱 쌓아가겠습니다! 또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떠올리며 방면 내 여자부 전원이 홀로 서는 신심으로, 광선유포를 서원하는 이케다화양회로 성장하도록 격려의 파동을 넓혀가겠습니다!”



·울산방면 여자부장






이민선(leems@) | 화광신문 : 19/10/11 132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