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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박수만 늘푸른농장 대표

AI<조류인플루엔자> 청정 농장 운영, 건강한 닭 10만 마리 키우는 ‘닭 아버지’



 



“복운이 되지 않으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하게 됐습니다.  법화경을 최고의 병법이라고 생각하고, 안주하지 않고, 더 건강한 닭을 키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겠습니다.”



 





법화경을 최고의 병법으로 생각하고, 건강한 닭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박수만 늘푸른농장 대표.



맑고 싱그러운 신록이 녹음으로 우거지는 초여름. 여린 자연의 빛깔이 짙어질수록 태양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출하를 앞둔 10만 수의 닭도 초여름부터 더위와 전쟁을 하고 있다.

“단, 30분이라도 환기가 되지 않으면 닭은 모두 폐사를 하게 됩니다. 항상 적정한 온도를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에서 18년째 육계 사육을 하는 박수만 늘푸른농장 대표의 말이다. 그는 현재 국내 굴지의 식품가공 회사에서 위탁을 받아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 계사에 냄새가 없네요.

“계사에 악취가 나는 것은 계분의 영향이 가장 큽니다. 좋은 사료를 주고, 매일 청소를 해준다면 냄새가 심하지 않아요. 사료는 제가 직접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사료에 대한 부분은 18년의 노하우가 쌓이고 쌓인 것이기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자연발효를 시켜 만듭니다. 며느리에게도 가르쳐줄 수 없지만, 힌트는 드릴게요.(웃음) 콩을 발효시키고, 닭의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효소를 섞어서 쓰고 있어요. 그 이상은 비밀입니다.”



-. 농장이 최첨단 공장 같아요.

“농장 부지가 약 5,300평(17,490㎡)에 계사 면적은 1,400평(4,620㎡) 정도 됩니다. 이 정도의 규모가 되어야 10만 수를 키울 수 있거든요. 그리고 2012년부터 무창계사(창문이 없는 계사)로 리모델링하기 시작해 현재 여섯 개 동을 지었어요. 빛에 예민하고, 작은 소리에도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닭의 특성을 고려해서 무창계사로 바꾼 거죠. 그리고 계사 바닥에 온수난방장치를 설치하고, 약품과 첨가제 공급을 자동화했습니다. 최근에는 미네랄을 생성시키고, 대장균을 소멸시키는 음수장비도 설치했어요.”



-.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사람이 할 일이 줄어겠어요.

“제가 일어나는 시간이 새벽 5시입니다. 일어나자마자 계사를 꼼꼼히 살펴봐요. 아픈 병아리는 없는지, 계분 상태는 어떤지, 온도와 습도 상태는 이상이 없는지 6개 동을 살피고 나면 오전이 훌쩍 지나갑니다. 오후에는 사무실에서 계사 안의 병아리를 CCTV로 모니터링하고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고 있어요. 자동화가 편하기는 하지만, 사람의 애정과 정성이 없으면 절대 운영을 할 수 없어요. 몸이 편하다고 해서 마음을 놓게 되면 큰 화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



-. 마을 사람들이 ‘닭 아버지’라고 부르던데요.

“사실 1996년까지 ‘전기 아버지’로 살았습니다. 1977년부터 1982년까지 중동에서 전기기술자로 일했거든요. 그리고 드라이클리닝 기계 대리점을 운영했습니다. 한창 사업이 커지고 돈을 제법 모으고 있을 때, 양계 사업을 하는 친구가 ‘닭 한번 키워보라’고 권유했어요. 저도 노후를 생각하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친구와 함께 일을 하다가 2003년, 독립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농장 터를 물색하다가 경남 합천에 괜찮은 곳이 있더라고요. 땅을 매입하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 계사를 지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청정한 동네에 악취 나는 양계장이 웬 말이냐’는 현수막이 집 앞에 걸려 있더라고요.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 격렬하게 항의를 하더군요. 마을 사람들 앞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어쩔 수 없이 농장을 할 수 없게 됐어요. 경제적인 손실은 둘째 치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습니다. 승승장구만 할 것 같은 인생에서 처음 맛본 실패였기 때문이죠.”



-.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믿을 것이라고는 오직 창제뿐이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불법(佛法)을 등한시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철저하게 신·행·학에 도전했습니다. 특히 포교에 모든 열정을 쏟았습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르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곳에 터를 잡게 됐습니다. 신심 도전을 하고 사업을 시작하니, 뭔가 다르긴 다르더군요. 주변에 모든 사람들이 제천이 됐어요. 땅을 매입하는 것부터 허가를 받는 순간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어요. 이곳의 마을 주민들도 농장이 워낙 산속 깊은 곳에 있으니, 심하게 반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딱 두 가지를 부탁하시더군요. ‘악취가 나지 않게 해주고, 파리가 들끓게 하지 말아 달라’고 말이죠. 저는 그것만큼은 자신이 있었어요. 친구와 함께 닭을 키우면서 두 가지 기술을 터득하고 있었거든요. 최선을 다해 위생에 신경을 썼고, 지금처럼 친환경 농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두 가지의 약속을 지키니 마을 사람들이 ‘닭 아버지’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 자녀 분들도 닭 구경하기 어렵다고 하던데요.

“아마 닭이 우는 소리만 들었을 겁니다.(웃음) 외부와의 접촉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고, AI에 노출되기 마련이죠. 그나마 농장 위치가 산속에 위치해 있어 다행이에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먹으며 건강한 닭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저의 임무예요. 그래서인지 수많은 대기업에서 위탁을 맡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올해, 농장을 찾아온 사람은 다섯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겁니다.”



-. 계사 지붕이 반짝반짝하네요.

“태양열을 모으는 ‘집열판’이에요. 올해, 모든 계사 지붕에 설치했습니다. 처음에는 설치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전기료를 절감하게 됐어요. 그리고 남는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하고 있어요. 그 수입이 생각보다 많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에는 계분을 모아 땔감으로 사용하는 대형보일러를 구입해 유류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도전을 하는 게 저만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씨가 지출을 줄이고 농장을 최첨단으로 운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2005년 여름이었다. 환기 관리를 소홀히 해 출하 전날 3000마리가 무더위로 폐사하고, 이듬해 닭에 흠집(스크레치) 발생률이 높아 손실을 입었다. ‘이 정도면 괜찮을 거야’라는 안이한 마음이 실패의 원인이 됐다. 이후 환기와 빛을 차단하는 최첨단 무창계사를 만들었고, 어떠한 전염병에도 꿋꿋하게 버티는 건강한 닭을 사육하게 됐다. 또 CCTV를 설치해 닭의 이상 징후가 있는지를 항상 체크했다.



-. 앞으로 계획은요.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바로 광선유포를 위한 활동을 매진할 때, 사업이 더욱 번창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일에 집중한다고 해도, 복운이 되지 않으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하게 됐습니다. 법화경을 최고의 병법이라고 생각하고, 안주하지 않고, 더 건강한 닭을 키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겠습니다.”



·서진주권 반장





김기수(kimks@) | 화광신문 : 19/07/12 13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