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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함영천 만두가게 운영

승리는 용기에서 시작! 76세 창업 제2의 인생 도전



 



“맛있는 만두를 개발하고자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만두피의 반죽이었어요.

물을 얼마나 넣을지, - 두께는 어느 정도가 좋을지를 수없이 고민해 수백 번, 수천 번

만두를 찌면서 지금의 맛을 만들었어요.”



 







안정된 삶보다 새로운 도전을 과감히 선택한 함영천 씨. 그의 만두가게는 덕정시장에서 손꼽힐 정도의 매출과 맛을 인정받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 덕정시장 입구에서 ‘손 큰 왕만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함영천(78) 씨.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더위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방 안의 온도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그래도 그는 단 한 번도 모자와 장갑을 벗지 않는다. 손님들의 위생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열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서 오세요~.”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함 씨는 친절과 배려로 손님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년 전, 76세에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함 씨를 보면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세월과 연륜이 농익어 더 풍요로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함 씨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새로운 시작이 두렵지 않았나요.

“젊은 시절 명보제과라는 곳에서 빵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15년 정도 일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그때만 해도 제빵기술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중, ‘내가 제과점을 차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름 유명한 제과점에서 일했던 터라 맛은 자신 있었거든요. 그러나 경제적인 상황도 그렇고, 몸도 좋지 않아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죠. 이후 정우식품이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됐어요. 닭고기 육가공 업체였죠. 성실함과 책임감을 인정받아 정년이 넘어서도 다닐 수 있게 됐어요. 그러다 더는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의 나이가 됐죠.(웃음)

아들, 딸 모두 출가해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없었고,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여유는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동네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더군요. 장기도 두고, 게이트볼도 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게 있었어요. 40대에 꿈꿔왔던 창업이었죠. ‘나만의 가게를 운영해보자’는 마음이 솟구쳤어요. 그리고 바로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 주위의 반대는 없었나요.

“아들과 딸이 싫어하더라고요. ‘아버지, 생활비 없으시면 저희가 드릴게요, 왜 고되게 일을 하세요?’라고 하더군요. 아내도 마찬가지고요. 가족의 반대로 인해 저도 좀 주춤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인생의 승리는 모두 용기에서 시작된다. 한 걸음 내딛는 용기, 좌절하지 않는 용기, 자신에게 지지 않는 용기-. 용기만이 벽을 부술 수 있다’는 이케다(池田) 선생님의 스피치를 읽으며 힘을 냈어요. 그리고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만두를 선택했어요. 만두는 명보제과를 다니면서 배웠던 일이었으니 크게 어려움이 없었거든요.”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에 수천 번의 실패를 딛고 세계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를 만든 KFC 창업자 커넬 할랜드 샌더스. 함 씨도 그 못지않은 레시피 연구와 열정으로 창업하기 전, 레시피 연구에 몰두했었다.



-. 정말 많은 만두를 드셨겠어요.

“(웃음) 그런데, 제가 워낙 만두를 좋아해요. 세 끼를 만두만 먹어도 괜찮을 만큼 사랑합니다. 아내도 ‘전생에 중국사람이었을 것’이라고 할 정도죠. 맛있는 만두를 개발하고자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만두피의 반죽이었어요. 물을 얼마나 넣을지, 소금 간을 어느 정도를 해야 할지, 두께는 어느 정도가 좋을지를 수없이 고민했었어요. 수백 번, 수천 번 만두를 만들고 찌면서 한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제가 만든 만두가 연령별로 호불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국내에서 유명하다는 만두 가게는 샅샅이 찾아다니며, 맛을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결심을 내렸죠. 주 고객층을 60~70대로 맞춰 맞춘 만두를 만들게 됐습니다. 재료의 신선도에 가장 민감한 연령이기 때문에, 이윤이 적게 남더라도 최고의 야채와 고기로 만들었습니다. 한 번만 먹어보면, 두 번을 찾아올 수 있도록 정성을 다했습니다.”



-. 그래서 단골손님이 많군요.

“단골손님이 많기도 하지만, 사는 곳도 다양합니다. 우연히 소요산에 오르다가 한번 맛보시고, 자주 찾으시는 양주 손님은 물론이고, 서울, 포천, 연천, 동두천 등 먼 거리에서도 찾아오십니다. 단골손님의 입맛은 제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서 만두피의 두께와 김치만두인지, 고기만두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잘 기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들이 저희 가게를 다시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그래서 2년 만에 자리 잡은 것 같네요.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만두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처럼 더운 날씨에도 얼큰한 김치만두가 생각난다며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요. 양주에 살다가 동두천으로 이사 간 손님도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만두를 사가기도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저녁 9시가 넘어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30대 남자 분이 허겁지겁 뛰어오는 겁니다. ‘아내가 임신했는데, 이 집 김치만두가 먹고 싶다’며 사달라고 부탁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만두가 다 팔려서 한 개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두피를 빚고, 만두 속을 만들어서 팔았던 기억이 납니다. 몸은 녹초가 될 만큼 힘들었지만, 제가 만든 만두를 먹고 싶다는 손님의 아내가 고마웠습니다. 그때, 생애 느껴보지 못한 보람과 뿌듯함이 느껴지더라고요.”



-. 몸 근육이 젊은 사람 못지않으시네요.

저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불단 문을 열고, 어본존과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 기원문을 읽으며, 괴로워하는 회원은 없는지, 만나야 할 회우가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체주문과 구매할 음식재료를 체크해 실수하지 않도록 합니다.

근행창제를 마치면 운동을 해요. 20kg, 30kg, 40kg의 역기를 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를 먹으면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건강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제 또래의 사람들과 걸음걸이부터가 다릅니다. 활기차고, 빠르고, 당당합니다. 절대 느리게 걷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어깨를 편 상태에서 턱을 당기고 정면을 바라보며 걷습니다. 온종일 가게에서 만두를 만들어도 거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러한 건강관리와 삶의 열정으로 창업의 꿈을 이뤘다. 안정된 삶보다 새로운 도전을 과감히 선택한 그의 결과는 덕정시장에서 손꼽힐 정도의 매출과 맛을 인정받았다. 이 모든 것은 신심(信心)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하는 함 씨.

“법화경(法華經) 행자의 기원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하잖아요. 40대에 못 이룬 꿈을 제대로 멋지게 만들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을 구도하고, 학회를 알리며 광선유포하겠습니다.”



·양주권 부지역장





김기수(kimks@) | 화광신문 : 19/06/07 130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