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구보경 요가 강사

“신심을 하면, 괴롭지만 자신의 숙명이 보이듯이 요가도 처음 시작하면 몸의 가장 아픈 곳부터 작용이 나와요. 너무 아파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 하는 게 매우 힘들었습니다.

‘내 몸 왜 이래’ 하면서 한탄한 적도 많았죠. 그래도 아파 봐야 아픔을 알게 된다는 말처럼 오히려 아파 봤기에 수강생들의 아픔을 느끼며 도움을 드릴 수 있었어요.”



 





동작 하나하나에 좋은 에너지를 가득 담아 수강생들과 호흡을 나누는 구보경 씨. 그의 얼굴엔 요가로 가꾼 내면의 아름다움이 찬연히 빛나고 있다.



때로는 38도씨에서 뜨겁게! 때로는 해먹 위에서 우아하게! 때로는 음악으로 신나게! 가지각색의 다채로운 방법으로 우리 곁에 살며시 스며든 운동이 있다. 바로 몸 전체를 조화롭게 만드는 ‘요가’. 여기 요가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마음을 가꾼 이가 있다. 지난해 요가 강사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맞은 구보경 씨를 만나 그만의 흥미로운 요가 이야기를 들었다.



-. 매트 하나만 있으면 다양한 요가 동작이 펼쳐지네요.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맞아요. 필라테스는 몇 가지 소도구가 필요한 반면, 요가는 매트 하나로 여러 가지 동작을 선보일 수 있어요. 수업은 수강생들이 흥미를 유발하도록 다양하게 진행하는데, 기본 요가에 몸의 에너지 흐름을 느끼며 몸을 치유하는 ‘힐링 요가’나 신나고 경쾌한 음악과 함께 근력을 기르는 ‘워킹 요가’를 더해 수업하고 있습니다. 또 그날그날 수강생들의 몸 상태를 보고 그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 수업할 때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수업을 시작하기 전, ‘좋은 에너지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요가는 자세와 호흡으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는 일종의 수행이기에 단순히 동작만 잘 알려준다고 해서 훌륭한 수업이라고 말하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매 순간 수강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에너지를 나누며 스스로가 몸의 흐름을 느껴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바라보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나무도 뿌리가 튼튼해야 쓰러지지 않듯 요가도 몸의 뿌리에 해당하는 중심(코어)이 단단히 잡혀 있어야 다양한 자세가 가능하기에 중심이 잘 잡히도록 하나하나의 자세에 신경써서 수업하고 있어요.”



타고난 운동 체질로 늘 곁에 요가가 함께 했을 것 같았던 구보경 씨. 지지난해 요가에 첫발을 내딛기 전까진 의류 매장을 운영했다.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옷장사. 매장에 진열하기도 전에 옷은 부리나케 팔리며 꽤나 장사가 잘됐다. 그렇게 옷과 함께 바쁘디 바쁜 5년의 시간을 보냈다. 매장에서 집처럼 밥 먹고 생활하며 보내는 사이 점차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여태껏 내 시간 하나 즐기지 못하면서 무엇을 위해 일한 건가.’ 그때부터 구 씨의 방황이 시작됐다. 몸의 내면을 돌보는 지금과는 달리, 겉모습이 제일이라고 여기며 예쁜 옷과 치솟는 하이힐, 화려한 액세서리로 자신을 한껏 꾸미고 뽐냈다. 남들의 부러운 시선과 말들을 즐기며 살았다. 그런데 행복하지가 않았다. 그렇게 방황의 끝을 달리고 있을 때 여자부 선배가 이케다(池田) 선생님의 스피치를 전했다. 자신에게 꼭 맞는 글이었다. 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없었던 구 씨는 다시금 신심(信心)을 시작했다. 무궁화반 단련을 통해 지금까지 상대적 행복을 좇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신심으로 무너지지 않는 절대적 행복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부동산에 내놓은 매장이 팔리며 8년간 운영한 의류매장을 정리했고, 어머니의 권유로 망가진 몸을 돌보고자 요가 수업을 듣게 됐다.



-. 요가 강사로서 첫 수업은 쉽지 않았다고요.

“요가 수업을 듣고 6개월 뒤 강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자격증을 취득하자마자 우연히 대강(代講)을 나갈 기회가 생겼죠. 수업을 위해 수강생들 앞에 딱 섰는데 입도 뻥끗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잔뜩 긴장해 땀은 뻘뻘 나고 수강생들의 눈치만 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마음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인데 그 마음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뇐 이케다 선생님의 스피치가 있다고요.

“도망치고 싶을 때, ‘자신밖에 맛볼 수 없는 인생이 있습니다. 오직 자신만이 오를 수 있는 산이 있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괴롭습니다. 그러나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큰 시야가 열리기 시작하는 법입니다’라는 스피치를 떠올렸어요.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마음속에 그리며 지금 있는 곳에서 신뢰받는 사람으로 무슨 일이든 반드시 해내겠다고 일념을 바꿨습니다. 수업 가기 전에는 근행창제로 생명력을 가득 충전시키기도 했고요.(웃음) 이렇게 선생님과 마음 맞춰 도전하는 속에 차츰 요가 강사로서 사명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차올랐습니다. 그때부턴 지친 제 삶에 요가가 위로가 됐듯 수강생들도 이러한 마음을 느끼도록 한 번의 수업마다 온 마음을 다해 임했습니다.”



-. 요가가 많은 것을 바꾸었나 봅니다.

“바르지 않은 자세와 하이힐 등으로 몸이 많이 틀어져 있었어요. 신심을 하면, 괴롭지만 자신의 숙명이 보이듯이 요가도 처음 시작하면 몸의 가장 아픈 곳부터 작용이 나와요. 너무 아파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 하는 게 매우 힘들었습니다. ‘내 몸 왜 이래’ 하면서 한탄한 적도 많았죠. 그래도 아파 봐야 아픔을 알게 된다는 말처럼 오히려 아파 봤기에 수강생들의 아픔을 느끼며 도움을 드릴 수 있었어요. 신심으로 마음을, 요가로 몸을 돌보며 치유하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 들어보니 신심과 많이 닮아 있네요.

“맞아요. 요가도 그 유래를 살펴보면 불교 철학을 바탕으로 이뤄져 있어요. 요가 수련 과정을 크게 8단계로 나누는데요. 대체로 접하는 요가는 ‘아사나(asana, 동작)’를 기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아사나를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아사나는 육체적인 수련인 3단계에 지나지 않아요. 결국 우리가 열심히 동작을 배우는 건 육체적인 수련을 통해 내 마음에 집중하고 몸의 곳곳에 호흡을 보내 정신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함입니다.”



-. ‘요가는 유연해야 할 수 있다’는 인식은 어떻게 보면 잘못된 거네요.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누구한테나 불성(佛性)이 있는 것처럼 요가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눈에 띄는 화려한 동작들만 보고 나는 할 수 없다고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 신심처럼 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몸을 연마하면 어느새 성장한 자신의 몸을 볼 수 있답니다. 또 확신만큼 지속도 중요해요. 앞서 말했듯 요가는 몸의 중심이 가장 중요하기에 속 근육부터 천천히 바뀝니다. 그런데 대부분 한두 달 수업 받고, 시간 내서 운동했는데 왜 바뀌지 않느냐며 포기하세요. 몸은 계속해서 균형을 맞추며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중인데 말이죠. 만약 요가를 배워볼 생각이 있다면 6개월은 지속하길 권유합니다.(웃음)”



수업을 마무리할 땐 늘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이 행복하고 자유로워라’는 뜻을 가진 ‘로카 사마스타 수키노 바반투(Lokah Samastah Sukhino Bhavantu)’를 말한다는 구보경 씨. 자신이 가르친 요가 동작 하나하나가 생각과 말, 행동에 살아 숨쉬어 수강생들의 행복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요가로 자신의 삶에 숨을 크게 불어넣으며 호흡을 가다듬은 그에게 매트 위에서 타인과 함께 호흡하며 찬란히 펼쳐나갈 ‘구보경’만의 요가 인생에 대해 물었다.



“마음을 근본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수강생들과 유대가 쌓이며 끊임없이 수업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요즘이에요. 제가 신심으로, 요가로 건강과 행복을 찾았듯 단 한번의 수업도 사람들이 외면이 아닌 내면 곳곳을 살피며 몸과 마음에 좋은 에너지를 뻗쳐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매 순간 힘쓰겠습니다!”



·제물포권 지부여자부장





이민선(leems@) | 화광신문 : 19/05/17 13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