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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김영식 특수교사

장애 아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길 비추는 희망의 등대



 



“한 여학생은 스승의 날에 편지를 써서 줬어요.

글을 전혀 쓰지 못하는 아이였는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어머니와 함께 썼다고 하더라고요. 상상도 못한 선물을 받아서 너무 고마웠어요.”






아이들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창가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김영식 씨. 그의 노고로 장애를 뛰어넘고 사회에서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갈 아이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1930년 11월 18일. 마키구치(牧口) 선생님과 도다(戶田) 선생님은 ‘창가교육학체계’를 발간했다. 당시 교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창가교육학체계’는 교육의 목적을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했다. 그리고 어린이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가치를 창조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 즉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 정신을 한국 사회에서 넓히는 한 사람이 있다. 사회의 거센 열풍과 냉혹한 시선 속에서도 아이들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발견하고자 노력하는 특수교사 김영식 씨를 만났다.



-.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들었습니다.



“항상 긴장해야 해요. 저는 학생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을 때가 가장 불안해요.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르거든요.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일이 발생하니까요.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갑자기 책상을 치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수업이 재미없으면 교실을 나가려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특수교사는 매 순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기에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절대 긴장을 놓으면 안 됩니다.”



-.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기본이 되는 것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강하게 말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전부 도와주면 자립심이 생기지 않기에 잘못된 부분은 단호하게 반복해서 알려줘요. 그러면 아이들도 조금씩 받아들입니다.”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창가교육을 모토로 진력하는 김영식 씨도 자신의 가능성을 비관하고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그는 어쩔 수 없이 성적에 맞는 대학교를 선택했다. 결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다 군대를 가게 됐다. 도피처로 들어간 군대에서 김 씨에게 찾아온 계기. 그는 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며,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 이후 각종 사회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꿈을 키웠다.



-. 군대에서 한 봉사활동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네요.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기뻤어요. 그래서 전역 후 다양한 활동을 찾아다녔죠. 그러던 어느 날 장애를 가진 분들이 사회에서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왜 특수교사의 길이었나요.



“마침 다니던 학교에 특수교육과가 있었어요. 당시는 특수교육과가 몇 군데 밖에 없던 시대였어요. 항상 학교가 싫다는 마음뿐이었는데 오히려 미래를 열어주는 곳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그동안 공부를 하지 않아 학점이 엉망인 탓에 특수교육과로 전과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그때 마침 학회의 선배 남자부와 만나며 함께 신심(信心)으로 도전했습니다. 그렇게 진지한 기원으로 이를 악물고 공부하니 장학금도 받고, 특수교육과로 전과도 할 수 있었어요.”



-. 교원임용시험을 보지 않고 계약직으로 바로 일을 시작하신 이유가 있나요.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교사로서 빨리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죠. 그런데 이론과 현장은 너무 다르더라고요.(웃음) 학생들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제 뜻대로 쉽게 되지 않았어요. 의욕만 앞서 있었죠. 그래서 교사가 된 지 4년차에 큰 고비가 왔어요.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능력이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버렸죠.

 그때 ‘교사가 최고의 교육환경이다’라는 이케다(池田) 선생님의 스피치에서 ‘교육은 어린이를 끝까지 믿는 자세를 관철하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가슴에 무언가 꽂힌 듯했어요. ‘아이들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너무 보채지는 않았나’ 하고 반성하게 됐죠. 때때로 짜증을 내고 싫은 소리도 했거든요. 이때부터 생각을 바꿔 아이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교사가 되자고 다짐했어요.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발견해 가치를 창조하는 교육을 펼치자’고 정하고 도전했죠.”



김영식 씨는 욕심을 버렸다. ‘앵매도리’라는 말처럼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어본존 앞에 놓고 한사람 한사람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서 진심을 다해 기원했다.



-. 기억에 남은 학생이 있다면서요.



“정말 힘들게 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수업시간에 나가려고 하는 걸 제지하면 때리는 등 전혀 통제가 안 되는 아이였어요. 어떤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았는데 제 마음과 태도가 변하니 아이도 변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에게 안기지 않던 아이가 어느 날 저에게 먼저 다가와 안아줬어요. 이후로 많이 친해질 수 있었죠. 또, 한 여학생은 스승의 날에 편지를 써서 줬어요. 글을 전혀 쓰지 못하는 아이였는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어머니와 함께 썼다고 하더라고요. 상상도 못한 선물을 받아서 너무 고마웠어요.”



-. 지난해에 교원임용시험에 합격했다고요.



“교원임용시험을 볼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도전을 못했어요. 일도 하고 가정까지 있으니 공부는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사회에서 승리하라’는 스승의 지침을 읽고 현실에 안주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어요. 그래서 ‘병행에 승리하자’고 정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그래도 학회에서 배운 단련을 바탕으로 사회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실증을 보이겠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2년 만에 교원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원하던 학교에 배정받게 되는 공덕도 받았습니다.”



-. 최근 새로운 지향점이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전문성이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지난해 보완대체의사소통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말이나 글로 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이 다른 매개체를 이용해 의사소통 할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거죠. 예를 들어 그림이나 수화 등을 말해요. 통일된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해 장애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아이의 존엄과 가능성을 확신하는 ‘교육자의 눈’과 아이를 지키고 미래를 향한 길을 열어가는 ‘교육자의 자애’를 가진 교사를 향해 나아가는 김영식 씨. 희망의 등대로서 무한한 가능성의 길을 비추는 그의 찬란한 빛이 세계로 뻗어가길 고대한다.



·은평권 남자부장







김대현(kimdh@) | 화광신문 : 19/03/29 129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