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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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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플로리스트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 인생에 행복을 담아 드려요!”



 



“지난해 7월, 전국에서 단 10명만 선발하는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 최종합격자에 뽑혀 4천여만 원의 창업지원금과 해외연수 기회를 얻는 공덕도 받았어요. 그리고 가장 원하는 최적의 장소에극적으로 가게를 계약해 ‘그대인생, 꽃피다’라는 플라워숍을오픈할 수 있었어요.”





플로리스트 신민경 씨의 손에서 탄생할 수만 가지의 꽃. 그 꽃들에 담아낼 소중한 인연의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그저 행복하다.



나만의 공간에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기쁨. 무엇보다 가게를 가득 메운 향기처럼 누군가에게 행복을 한아름 퍼뜨리듯 선물할 수 있다는 기쁨. 그래서 신민경 씨는 정말이지 충분히 행복하다.

경기도 성남시 태평동의 한 골목에 자리한 플라워숍 ‘그대인생, 꽃피다’. 이곳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고 매일 꽃과 함께 다복다복 이야기를 피워내고 있는 플로리스트 신민경 씨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 지난 1월 오픈 후, 요즘 참 분주하지요.

“한창 적응 중이에요. 졸업시즌과 곧 있을 화이트데이까지 정신없는 매일을 보내고 있지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선물하는 꽃이기에 그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길 바라며 작업하고 있어요.”



-. ‘그대인생, 꽃피다’ 가게 이름이 마음에 쏙 드네요.

“괜찮나요?(웃음) 주변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꽃피는 인생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가게를 찾는 분들도 가게 이름대로 ‘사장님도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화답을 해줄 때면 힘이 되죠.”



동네 주민들의 칭찬도 끝이 없다. 이곳에 가게가 들어서고부터 동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입을 모으는 사람들, 가게가 예뻐 지나가다 꼭 한 번은 눈길을 주는 사람들의 격려 덕분에 오픈 후 서서히 신 씨만의 향기가 동네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신 씨의 꽃 이야기는 2년 전, 돌연 회사를 그만두면서부터 시작한다.



-. 다니던 회사에서 6년 만에 퇴사했어요. 용감했다고 해야 할까요.

“어쩌면 남들 눈에는 무모하게 보였을 수도 있어요. 입사 후 2년 만에 최연소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만족스러운 연봉과 상사들의 신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때였으니까요.

팀의 실적을 관리·감독하고 팀원들에게 CS 교육을 하는 역할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쏟아지는 업무에 마음이 부대꼈고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한계에 다다랐죠. 원래 창업에 관심이 많았지만 꿈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열망을 핑계 삼아 호기롭게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 하지만 창업, 절대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호기심이 많고 손재주도 있는 편이었지만 창업 아이템이 명확하지 않았어요. 꽃을 워낙 좋아해 창업과 관련 정보도 구하고 화원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어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창업이 쉬운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경제적인 여건도 따라주지 않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도 많았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 가득 초조함이 쌓였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할까’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수없이 후회가 되어 돌아왔어요. 속앓이하면서 혼자 숨어 우는 날도 많았죠.”



그랬다. 퇴사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게를 갖기까지 일사천리일 것 같았던 시간은 1년을 훌쩍 넘겼고 결국 신 씨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때 신 씨가 할 수 있었던 건 기원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약해 보인다는 핑계로 멀리하던 신심(信心)이었는데 그때 어본존 앞에 다시 앉았어요. 6년 만이었어요.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기원했는데 그때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기원하면 할수록 구겨지고 헝클어진 마음이 조금씩 안정이 됐거든요.

다시 신심을 시작하고부터는 이케다(池田) 선생님 소설 ‘신·인간혁명’을 매일 펼쳐 읽었는데 그 한문장 한문장이 명확하고 참 따뜻했어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마음의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랄까요. ‘더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싶었고 ‘감사한 선생님을 닮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반드시 꿈꿔왔던 플라워숍을 오픈해 승리하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 본격적인 도전은 문득 찾아왔어요.

“우연히 소상공인진흥협회에서 주관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최하는 ‘2018년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 공고를 봤어요. ‘이거다!’ 싶었죠. 곧장 사업계획을 구상해서 제출했는데 수많은 지원자 중에 1차 합격을 한 거 있죠. 1박 2일 동안 인터뷰와 사업계획서 발표 등으로 진행된 2차 합숙면접도 통과했어요. 최종 3차는 대전시에서 약 8개월 동안 지내며 교육과 심사를 받는 과정이었어요.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평가와 과제, 무엇보다 매주 몇 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교육 과정이 만만치 않았죠. 경제적인 여유와 창업 경험이 풍부한 지원자들 속에서 위축되기도 했는데 신기하게도 예전과는 달리 합격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오히려 더욱 기원으로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내는 멋진 여성이 되겠다’고 마음을 정할 수 있었죠.”



-. 그 확신은 곧 자신감으로 이어졌고요.

“네. 하루는 브랜드의 가치를 찾는 교육을 들었는데, 그때 떠올린 게 도다 선생님이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이야기한 마키구치 선생님의 ‘가치론’ 즉 좋아하고(美), 득이 되고(利),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善)에 대한 부분이었죠. 덕분에 아이템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저만의 확고한 방향성도 잡을 수 있었어요. 또 식물을 직접 키우고 관리하면서 하나의 ‘소확행’을 느낄 수 있는 ‘반려식물’에도 포커스를 두며 사업을 구상했어요. 요즘에는 단순히 이벤트의 하나로 꽃을 선물하는 것을 넘어 천연 이끼인 스칸디아모스 등의 공기정화용 기능성 식물 그리고 특히 인테리어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어 그 부분을 살리려고 했어요. 심사과정 내내 궁지로 몰아넣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지금 와서 보면 교육과정 하나하나 다 플러스가 된 것 같아요.”



지난해 7월, 신 씨는 전국에서 단 10명만 선발하는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 최종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총 4천여만 원의 창업지원금과 해외연수의 기회를 얻는 공덕도 받았다.

그리고 점포를 구하기까지는 조건이 까다로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지만 가장 원하는 최적의 장소에 극적으로 계약하는 결과도 만들었다.



-. 오픈한 지 이제 꼬박 한 달 남짓, 꿈꾸던 플로리스트의 삶은 어떤가요.

“플로리스트의 일상을 모르는 분들은 ‘여성스럽고 품위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실제로는 절대 아니거든요. 꽃을 가장 조화롭고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직업이지만 이것 역시도 노동이에요. 이른 새벽부터 꽃 시장에 가는 것도 정말 도전이죠. 하지만 확실한 건 몸은 힘들어도 좋아하는 꽃과 함께하기에 마음은 훨씬 즐거워요.

같은 꽃이라도 어떤 꽃들과 조화를 이루고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이에요. 그래서 색감도 정말 중요하죠. 물론 트렌드에도 민감해야 하고요. 저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해요. 감사함을 잊지 않고 차분히 하나씩 공부하며 채워 가려 합니다.”



가게 안에 자리한 화려한 꽃들만 아름다울까, ‘그대인생, 꽃피다’라는 이름 그대로 이제는 플로리스트 신민경 씨의 인생이 아름답게 만발할 차례다.



“꽃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익혀 올봄에는 플로리스트 강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어요. 수년 뒤에는 2호점, 3호점이 생길 날도 오겠죠?(웃음) 그리고 언젠가는 제 창업 스토리를 책으로도 꼭 엮고 싶어요.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듯 저도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영향을 선물하는 플로리스트가 되겠습니다.”



·성남권 지부여자부장






강혜진(hjkang@) | 화광신문 : 19/03/01 129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