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서위정 언어발달지도사

‘한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 여는 언어발달지도사로!



 



“치료라 해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을 나누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 지적하는 것보다 격려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작은 변화라도 꼭 크게 칭찬해 주고요. 더욱이 저는 누구에게나 무한한 가능성과 힘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잖아요. 어려운 케이스의 아동이나 치료가 더딘 아동들도 끝까지 믿고 격려하는데,

이는 학회에서의 단련 덕분입니다.”






아동 개개인에 맞는 ‘교감 놀이’로 언어 발달은 물론 마음까지 치료한다는 서위정 씨.(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언어에도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한다. 같은 한마디에도 누군가는 심장을 베어버리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삶을 살아 낼 희망을 얻기도 한다. 이렇게 저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다른 언어.

이 언어의 적당한 온도를 찾아내 다른 이의 언어에 온기를 불어넣는 이가 있다. 부산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언어발달지도사로 활약하는 서위정 씨를 만나, 그가 건네는 온도를 가늠해 봤다.



-. 아이들의 ‘언어 마술사’라고요.

“마술은 거창하고요(웃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가진 아동들을 돕는 마술 같은 일을 하고는 있어요. 현재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언어 발달 상태 평가 및 언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언어발달지도사’는 최근 주목을 받는 직종 중 하나입니다. 일찍이 진로를 정한 계기가 있나요?

“‘언어치료학과’로 전공을 정할 때만 해도 특별한 사명감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3학년 실습 때, 7세 여자아이의 조음 치료를 처음 맡았는데요. 제가 노력하는 만큼, 아이의 발음이 좋아지는 거예요. 그때 성취감과 사명감을 크게 느꼈죠.

더욱이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인 ‘미(美)·이(利)·선(善)’ 즉, ‘좋아하는 일’ ‘생계유지가 되는 일’ ‘남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에 공헌하는 일’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했고요. 이후 ‘언어발달지도사’라는 꿈 아래, ‘사명 있는 직장’을 두고 기원해 들어 온 곳이 지금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문화 언어발달지도사’가 되었고요.”



-. 국내 다문화 가구원이 100만 명이라죠.

“한국은 확실한 다문화 사회입니다. 그러나 아직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언어’인데요. 한국어가 서툴러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하는가 하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학습 저하나 자존감 저하 같은 2차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고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에서 펼치는 사업 중 하나가 ‘다문화 가족 자녀 언어 발달 지원 서비스’입니다.”



-. 다문화 가정 아동이라서 더 유의해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종종 ‘다문화 가정 아동이라 어려운 건 없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른 건 없습니다. 오히려 제때 언어 자극을 못 받은 경우가 많은 터라, 더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 같아요.

다만, 부모 상담 때에는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언어 치료는 가정에서 부모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다문화 가정의 경우, 아이의 올바른 언어 발달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어 사용을 꺼리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가족 구성원이 일부러 막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하는 만큼이나, 부모들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한국어를 충분히 잘 구사하니, 가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대화하자고요.”



-. 아동이든 부모든 결국 끝까지 믿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물론입니다. 치료라 해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을 나누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 지적하는 것보다 격려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작은 변화라도 꼭 크게 칭찬해 주고요.

더욱이 저는 누구에게나 무한한 가능성과 힘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잖아요. 어려운 케이스의 아동이나 치료가 더딘 아동들도 끝까지 믿고 격려하는데, 이는 학회에서의 단련 덕분입니다.”

가족의 병고와 경제고 등 숱한 어려움을 ‘신심(信心)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는 서 씨.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묘법(妙法)의 힘을 확신하던 그가, ‘만인존엄’과 ‘만인성불’이라는 법화경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체득한 경험이 있다.

대학부 시절, 소년소녀부 21세기사명회로 도전하던 때의 이야기다. 소녀부원 한사람 한사람의 행복을 두고 활동하며 ‘한 사람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고, 해돋이총회 무대를 준비하며 ‘한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을 진실로 확신할 수 있었다고.



-. 신심 단련이 빛을 발한 사례가 있을까요?

“만 4세 여자아이였는데요. 원래는 말을 곧잘 했다는데, 제가 만났을 때는 말을 전혀 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알고 보니, 가정 폭력의 충격으로 아동 우울증을 겪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언어발달지도실에 발도 디디려 하지 않는 겁니다. 어쩌다 들어오더라도 너무 울어서 어떤 치료도 시도할 수 없었죠.

그때 학회에서 배운 ‘앵매도리(櫻梅桃李)’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스스로 약속했어요. 각자가 자신만의 꽃을 피우듯, 이 아이에게도 이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사명을 반드시 찾아주겠다고요. 그때부터는 어떤 모습일지라도 참고 기다렸습니다. 중간중간 진심 어린 격려와 칭찬도 듬뿍 건넸고요. 그러자 아이도 점점 마음의 문을 열더니, 나중에는 지도실에 먼저 달려 들어와 기다리는 모습으로 바뀌더라고요.

사실 ‘앵매도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남과 비교하는 습성을 또 제 가능성을 의심하던 습관을 ‘앵매도리’의 실천 덕에 떨쳐버릴 수 있었기에, 그 아이가 기억에 오래 남네요.”



-. 언어발달지도사로 도전한 지 어느덧 7년, 최근에 더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언어 치료는 마음의 교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그래서 늘 미묘한 그 마음을 알아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요. 살펴보면,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사람보다 전자기기를 많이 접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유형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사람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걸까요? 단연코 아닙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함께 노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치료만큼이나 ‘강화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함께 해주는 거죠. 이런 노력과 기원 덕분인지 아이들과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 마음의 눈으로 열어갈 미래도 기대됩니다. 어떤 언어발달지도사로 기억되고 싶나요.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님이 여자부에게 주신 지침이기도 한, ‘명랑한 행복의 태양이어라’는 제 인생의 모토입니다. 스승과의 약속을 다짐하며, 매일 아침 ‘오늘도 명랑한 행복의 태양이 되겠다’는 기원을 빠트리지 않는데요.

이처럼 어디에서든 ‘당신이 있어서 참 밝고 따뜻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특히 아이들의 흐린 마음마저도 밝게 비추는 태양 같은 사람이요. 제가 보내는 따스한 격려의 햇살 아래에서 아이들이 ‘희망’과 ‘용기’ 그리고 ‘진짜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단지 언어뿐만이 아니었다. 서위정 씨의 언어에는 마음의 온도가 오롯이 녹아있었다. 너무 뜨거워서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너무 차가워서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도 않는 ‘따스함’이라는 온도가. 이처럼 따스함을 언어에 녹여 다른 이의 마음을 치료하는 그의 앞날에, 더 많은 이의 온기가 함께하길 바란다.



·해운대권 지부여자부장






전다혜(dhjeon@) | 화광신문 : 20/07/24 135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