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김우찬 팝 스토리텔러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그 고민을 통해 제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열어가야 할지 정할 수 있었어요. 내가 하는 일이, 해왔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이라고 기원하며 강의에 임합니다.”





“시작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겁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희망을 전하는 김우찬 씨



2015년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인턴(The Intern)’.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CEO와 수십 년 직장생활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와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70세의 인턴 이야기다. 이런이야기가 영화 속에서만 있는 건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Senior)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라는 무기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김우찬 씨 역시 자신만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었다.



-. 컨설턴트, SNS 마케팅 및 컨설팅 거기에 팝 스토리텔러까지 정말 많은 직업을 가지고 계시네요.

“저는 청바지 원단을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했어요. 영업, 홍보, 교육 등을 담당하며 저만의 노하우를 쌓았죠. 퇴사하고 10년간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처음과는 달리 갈수록 힘들어졌어요.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경험이 분명 어딘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2010년 무렵부터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송도소상공인센터 센터장을 역임하며 대학원에 진학,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배운 김 씨는 이후 컨설팅 회사를 창업하며 온라인 마케팅 강의와 함께 컨설턴트로서도 일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근무하며 교육을 담당해본 적이 있었기에 잘 준비해서 해보면 되리라 생각했지만, 선임이 후임에게 교육하는 것과 강사로서 수강생들에게 강의하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고.



-. 온라인 마케팅 강의를 하시면서 어려운 점도 있으셨을 거 같아요.

“마케팅이라는 것이 단번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잖아요. 꾸준히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요. 무엇이라도 더 배우고, 사업에 도움이 되고자 오신 분들께 성심성의껏 강의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니 수강생이 괜찮다고 해도 제가 상쾌하지 않았어요. ‘이분들에게 성공했다는 확신을 주고 있는 것일까?’ ‘내가 제대로 하는 걸까?’ 등 점점 죄송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나도 성공하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에 괴로웠어요. 그때 기원하며 내가 즐거워하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차에 책장에 꽂혀있는 LP판들이 보였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모아온 만여 장의 LP판은 김 씨가 가진 열정의 또다른 증거물이기도 했다.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늘 즐거워했던 자신이 떠올랐던 그는, 팝(POP) 속에 숨은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 ‘팝 스토리텔러’가 되겠다고 정했다.



-. 취미가 직업이 된 것이군요.

“네 맞아요. 그래서 주변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도 하기 힘든 일인데, 취미로만 즐기던 네가 할 수 있겠냐고요. 하지만 꼭 논문을 쓰고, 대학원을 나와야만 전문가인가요? 한 분야를 오랜 시간 직무로서 혹은 취미로서 알아가며 보고 들었다는 건 이미 전문가가 아닐까요. 저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팝송을 좋아하며 관련 지식을 모두 모았어요. 노래 한곡 한곡마다 추억이 없는 것이 없습니다. 제 성장과 함께 자라온 저의 취미이기에 잘 정리해서 누군가에 들려준다면, 나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혹은 비슷한 감정 속에 있는 사람에게는 길잡이가 되고 위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을 담아 강의했어요. 그러자 다양한 곳에서 강의 요청이 왔고 서울시 50플러스센터 강사가 돼 2년간 팝송과 관련해 강의할 수 있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에도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고요.”



‘내가 즐겁다고 생각했던 일이기에 시작의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 씨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병고가 찾아왔다. 그 때 김 씨를 지켜준 것은 다름 아닌 ‘신심(信心)’이었다고.



-. 강사로 활약하시던 중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2017년에 갑자기 얼굴 한 쪽이 마비돼 말을 똑바로 할 수 없었어요. 그 무렵 한동안 제대로 하지 못했던 신심을 다시 시작하며 마음을 다지고 있을 때였거든요. 그 때 남자부 시절부터 마음에 새겨둔 ‘나와 더불어 나의 제자는 제난(諸難)이 있을지라도 의심이 없으면 자연히 불계(佛界)에 이르리라’(어서 234쪽)는 어성훈이 떠올랐어요. 모든 것을 ‘광선유포를 위해’라는 마음으로 도전하겠다고 일념을 담아 창제했습니다. 얼마 후 굳었던 얼굴 근육이 풀리면서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었어요. 이후엔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강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전달하는 게 무엇인가요.

“‘나는 노래와 청자(聽者) 사이의 이야기꾼이다’ ‘불법자(佛法者)로서 더 많은 이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전하자’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그 고민을 통해 제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열어가야 할지 정할 수 있었어요. 내가 하는 일이, 해왔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이라고 기원하며 강의에 임합니다. 우리 각자에게는 다른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큰 무기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도 함께 담아 이야기해요.”



인생을 새로이 시작하는 길목에서 자신이 정한 삶을 사는 그이기에, 과거 자기에게 물었던 질문을 똑같이 묻고 있는 비슷한 세대의 사람들을 보면 더욱 마음이 간다는 김우찬 씨. 그래서일까. 김 씨에게 ‘시니어’라는 단어는 뭔가 좀 특별해 보였다.



-. 대화를 나눌수록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김우찬 씨의 모습 자체로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제가 ‘팝 스토리텔러’를 하는 이유입니다. 시니어들에게는 수십 년 쌓아온 경험과 재능이 있는데 그것들을 쉽게 꺼내지 못해요. 왜 그런가 하면 내 마음이, 내 생각이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것들이 머릿속에 가슴속에만 담겨있다면 누구도 도울 수 없고, 새로운 인생 역시 시작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제가 한 건 누구나 다 했던 일이에요’ ‘집안일만 계속했는데 이게 어떻게 재능인가요’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경험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세요. 아니거든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내가 일한 분야에서 나만큼 하는 사람이 없어요. 한 직군에서 오랜 시간 일한 사람은 많지 않아요. 제가 팝송을 좋아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처럼, 사업을 운영하고 블로그를 다룰 줄 알았기에 용기 내서 마케팅 공부를 했던 것처럼, 정말 용기를 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를 정리해보면 좋겠어요. 그것들을 SNS에 올려둔다면 누구든지 내가 가지고만 있었던 것들이 쓸모 있게 바뀔 수 있거든요. 저는 그렇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본보기, 희망이 되고 싶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됐던 강의가 취소되거나 무기한 휴강이 되는 등 김 씨에게도 지금은 어려운 시간이다. 하지만 더욱 기원하며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단다.

“경험은 나이 들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거든요”라는 영화 ‘인턴’ 속 대사처럼, 그가 들려주는 경험은 앞을 향해 젊은 세대에게는 길잡이가 될 것이고, 동년배에게는 용기의 또 다른 이름이 될 것이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김우찬 씨의 인생을 응원한다.



·강서권 반장





김희선(hee@) | 화광신문 : 20/07/10 135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