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박성휘 H유치원 교사

아이의 잠재력을 바라보는 ‘행복 선생님’



 



“저 때문에 아빠와 친밀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아빠는 직장생활로 인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이 많이 없잖아요. 그걸 제가 대신해주니 집에서도 아빠와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보람도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더라고요.”






창가교육을 실현하는 제자로 거듭나고 싶다고 다짐하는 박성휘 씨. 아이들에게 행복을 만들어주는 ‘행복선생님’이 되겠다고 말한다.



교육부 ‘2018년 교육기본통계 주요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남자 유치원 교사는 총 941명이라고 한다. 유치원 전체 교원이 5만 4892명(휴직·기간제 교원 포함)이므로 약 2%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H유치원에서 올해로 2년째 만 5세 반을 맡은 박성휘 씨. 그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행복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아이들과 함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동요를 부르는 박 씨의 얼굴에 행복이 넘쳐흐른다.



-. 교실에 앉으니 귀가 멍해지는데요.

“에너지가 넘쳐흐르죠(웃음). 지금은 점심시간 전이라서 더 그런 것 같네요. 그래도 아이들이 집중하는 수업시간이 되면 아마도 다르게 느껴지실 거예요. 얼마나 의젓하고 어른스러운지 몰라요.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님께서는 유아를 대할 때 항상 겸손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경청해 주시잖아요. 저도 한사람 한사람을 정성을 다해 존중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것이 많기에 교육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 경제학을 전공하셨다고요.

“동국대 경제학부를 다니다가 입대를 했어요. 전역을 하고, 다시 복학을 하려고 하니 아무래도 적성이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경제학 책을 펼치기가 너무 싫더라고요.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남자부 선배가 전문적인 곳에서 적성검사를 한번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검사를 해봤어요. 검사 결과는 아동교육자로 나왔어요.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해보니 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있는 것을 행복해 했어요. 친척 동생과 주위의 어린아이들이 유난히 저를 잘 따랐죠. 진지하게 기원을 하면서 유아교육으로 전공을 바꾸게 됐어요.”



-. 유아교육과 30명 중 혼자 남자였다고요.

“전과를 하려고 하니, 동국대에는 유아교육과가 없었어요. 할 수 없이 다시 수능을 치르고 다른 학교의 유아교육과에 입학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청일점’과 ‘홍일점’에 대한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웃음). 적응이 잘 안 되더라고요. 여자들만 있는 세계에 남자 혼자 있다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 체감할 수 있었어요. 인간고를 겪으면서 많이 후회했어요. ‘이렇게까지 해서 유아교육을 전공해야 하나?’라는 회의감도 들었고요. 그때 ‘인생의 승리는 모두 용기에서 시작된다. 한 걸음 내딛는 용기, 좌절하지 않는 용기,(중략) 용기만이 벽을 부술 수 있다’는 이케다 선생님 스피치를 가슴에 새겼어요. 또 지도교수님이 제가 적응하지 못하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개인면담을 하자며 부르시더군요. ‘성적도 우수한데, 4년 교육과정이 너무 아깝지 않느냐. 남자 교사라는 희귀성도 있고, 유리한 게 더 많으니 포기하지 마라.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남학생들에게 희망이 되어달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창제 도전을 했어요. 3개월 정도 지나니 저를 괴롭히던 친구들이 달라지더라고요. 상냥하게 말을 걸고, 많이 배려를 해주더라고요. 그때 창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깨달았고, 저도 여성의 세계를 더욱 이해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 처음 차량을 운행할 때, 놀라시는 분이 많았다고요.

“차량을 운행하면 보통 여자선생님이 내려서 학부모님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의 승하차를 도와주잖아요. 재직 초반에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면 학부모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더군요(웃음). 그러나 제가 먼저 학부모에게 다가가 밝게 인사하고, 아이들에게도 자상한 모습으로 대하니 그런 우려들은 없어졌죠. 오히려 저 때문에 아빠와 친밀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아빠는 직장생활로 인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이 많이 없잖아요. 그걸 제가 대신해주니 집에서도 아빠와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보람도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더라고요. 남자 교사는 유치원 교육 다양성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교육 과정을 구상할 때, 남자 교사가 있기에 교육적으로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어요.”



-. 그래서 학부모들이 좋아하는군요.

“남자라는 편견을 이겨내고자 신심(信心) 근본으로 도전했습니다. 학부모와 상담할 때면 더욱 공손하고 예의 있게 대했어요. 가정통신문, 관찰일지를 써서 학부모에게 보내드릴 때도 마음을 다했죠. 학부모 면담을 할 때 아이의 잠재적 능력을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도 알기 쉽게 설명하니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자상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준다는 말도 많이 듣죠. 최근 이야기인데요, 다른 아이와는 다르게 유난히 소란스럽고, 학습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들도 그것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그 아이를 나무라기보다는 기원해주고,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어요. 저의 노력에 차츰 아이도 반응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른 학부모들도 저의 정성으로 수업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을 아시고는 많이 신뢰해주세요. 제가 맡은 반 이름이 ‘행복반’인데요, 학부모들은 저를 일컬어 ‘행복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 교육자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요.

“첫째가 ‘예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특히 인사예절에 대해 강조하는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는 말투와 몸가짐은 인성과도 직결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둘째가 ‘인성’입니다. 올바른 성격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틀이라고 생각해요. 셋째가 서로를 차별하지 않고 각자의 입장을 생각하고 위해 줄 수 있는 ‘존중’의 마음입니다. 이 세 가지가 갖추어졌을 때야말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꼭 필요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박 씨 곁으로 다가선다. “선생님 책 읽어주세요”라고 말한다. 박 씨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책장으로 걸어가 책을 꺼냈다. 박 씨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는 아이들의 눈은 이 세상 그 어떤 별보다 반짝인다. ‘코딱지’ ‘방귀’라는 단어가 튀어나올 때마다 배꼽을 잡고 웃는다. 깔깔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 책 읽어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네요.

“유아기 때에는 생각의 크기를 넓힐 수 있는 그릇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요. 직접 세계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한자리에 앉아서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풍부한 경험을 할 기회를 주는 거죠. 책 속의 인물들이 경험하는 내용을 통해 아이는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을 공감하게 돼요. 그것이 인간관계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미리 읽어서 등장인물에 맞게 목소리를 바꿔가며 읽어줍니다.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 앞으로 목표는요.

“창가(創價)교육을 실현하는 교육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요즘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유치원,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부모와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지 못하면 정서가 메마르고, 사회성도 결여되는데요. 가정에서 사랑이 부족한 친구들에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남동권 지부남자부장






() | 화광신문 : 19/11/01 13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