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뮤직복싱으로 복싱의 대중화에 앞장서

이준길 ‘엘리트복싱클럽’ 대표



 



김기수, 홍수환, 유명우, 장정구, 박종팔 등 대중의 인기를 받던 복서들이 추억으로 사라지면서 복싱이 침체기에 들어섰다. 이를 대체하는 종합격투기가 활성화되고 인기를 끌면서 복싱의 위상은 더욱 위축됐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사각의 링을 떠나지 않은 젊은 복싱인 이준길 씨. 그는 현재 대구 달서구에 있는 ‘엘리트복싱클럽’을 운영하며 다이어트 복싱, 뮤직 복싱, GX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신나게 복싱을 가르치고 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나에게 복싱은

한줄기 희망이었어요. 불타오르는

용기와 불끈 쥔 두 주먹으로

전국체전 우승, 대한민국 라이트

플라이급 국가대표, 각종 국제대회에

입상했죠. 하지만 프로복서의 꿈을

접고 교수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외래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복싱이 대중화되고 국민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준길(오른쪽) 씨.



-. 회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네요. 그 비결이 뭔가요.

“운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회원과 함께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고 땀을 흘립니다. 입이 아닌 몸으로 함께 뛰기 때문에 회원들과 친밀감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학회에서 배운 것처럼 회원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요. 무거운 몸을 한 번 더 움직이실 수 있도록 목이 쉬어라 ‘최고~ 하나 더~ 하나 더~’를 외칩니다. 그리고 영화 록키의 주제가 ‘Gonna Fly’ ‘Eye of Tiger’를 반복해 틀고, 복싱장의 조명 색깔도 세련되게 비추어 운동하는 회원들이 마치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운동 환경이 흥겨우니 회원들도 재미있게 운동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제 유머감각도 한몫을 하고요.(웃음) 뮤직복싱을 할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이 웃으십니다.”



-. 지난 1월,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하셨네요.

“‘뮤직복싱’이 큰 화제가 되었어요. 제가 직접 만든 안무로 회원들과 함께 하는 수업인데요,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춤을 춥니다.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은 물론 운동 효과가 아주 높은 복싱 동작입니다. 또 다이어트도 되고 인내력과 집중력, 정신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를 많이 하는 청소년, 대학생들이 ‘뮤직복싱’을 가장 선호하고 있습니다.”



-. 운동 효과가 나타나면 보람되시겠어요.

“가장 큰 보람은 회원들이 체력과 기술이 향상되어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는 과정을 보았을 때입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3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였어요. 그 학생은 처음 중급 단계에서 1분도 링 위에서 뛰는 것을 버거워했어요. 그러나 노력의 결과 조금씩 자신의 힘을 비축할 줄도 알고, 스텝도 아주 경쾌해지더라고요. 결국, 링 위에서 3분을 버티며, 지역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고도 비만으로 친구들에게 많은 놀림을 받았는데, 제가 진행하는 다이어트 복싱 프로그램에 참여해 무려 15kg 이상 감량하고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지금은 ‘몸짱’이 되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게 가장 큰 보람이에요.”



-. 링 위에서 3분을 뛰는 것이 어려운 건가요.

“한번 올라가 보시면 압니다.(웃음) 복싱의 규칙은 남자는 3분 3라운드, 여자는 2분 4라운드로 치릅니다. 짧다면 짧지만, 선수에게 3분은 마치 3시간과도 같습니다. 복싱은 상대 선수의 체온을 느끼며 어떤 기술을 쓸지에 대해 촌각을 다투며 수없이 생각하죠. 그 짧은 시간에 손에 땀을 쥐는 게임이 진행되는 겁니다. 시작을 알리는 벨 소리는 ‘이제 이 세상에 너 하나밖에 없다’라는 의미의 소리처럼 들려요. 선수는 온몸을 움직이며 상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힘을 분배하고 타이밍, 순간적인 임팩트로 상대를 제압합니다.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과 작전이 필요한 경기예요. 예전 무하마드 알리 선수처럼 방어기술을 쓰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벌처럼 매서운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한 경기는 아직도 레전드로 손꼽혀요. 아무리 지는 경기라도 완전한 타이밍을 잡으면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스포츠가 복싱입니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주변에도 복싱장이 많은 것 같아요.

“이 근처에만 세 곳이 있어요. 사실, 이곳을 인수했을 때 회원이 5명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회원 한사람 한사람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철저하게 관리한다면 사람들이 모일 것 같았어요. 더구나 인테리어도 손댈 곳 없었고, 샤워시설도 잘 되었고요. 그 무엇보다도 새로운 사업을 위해 창제 도전을 하며 용기를 낼 수 있었죠. 역시 제 생각이 적중했어요. 5명에서 10명이 되고, 10명에서 30명, 거의 1년 만에 70명의 회원이 되더군요. 그러한 공덕으로 공양에도 도전하니, 올해는 회원이 120명으로 늘었어요. 성실과 친절, 그리고 기원의 힘이 지금의 위치로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그에게 복싱은 한줄기 희망이었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사각의 링 위로 올라야 했던 그는 사람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며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매서운 주먹을 휘둘렀다. 상대의 거친 숨소리와 도망갈 곳 없는 링에서 피 말리는 한판의 승부를 가릴 때면 그 어떤 두려움도 사라져 버렸다.

불타오르는 용기와 불끈 쥔 두 주먹으로 전국체전 우승, 대한민국 라이트 플라이급 국가대표, 각종 국제대회에 입상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 왜 프로선수로 전향하지 않았나요.

“중학교 2학년 때 복싱을 시작했습니다. 워낙 집이 가난해서 먹고 자는 게 일정하지 않았어요. 학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죠. 그때 제 운동 감각을 보시고 복싱부 감독님이 ‘밥 주고, 옷 주고, 재워 줄 테니 복싱부에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복싱이 좋고 싫고를 정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특기 장학생으로 상지대학교에 입학 후, 3학년 때 교내담당을 맡았어요. 당시 ‘유니피스 평화전’을 개최하며 학교 측의 도움을 받지 못해 여러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때 새로운 꿈을 꾸게 됐습니다. ‘유니피스 동아리의 지도교수가 되자’는 마음이 생긴 거죠. 그 후, 프로복서의 꿈을 접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결국, 스포츠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네요.

“‘성실과 노력에 철저한 사람만큼 강한 사람은 없다. 철저히 착실하게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에게 인생 최종의 영관은 빛난다’는 이케다 선생님의 스피치를 가슴에 새기고, 대구에서 모교가 있는 강원도까지 이동하며 박사 학위를 위해 이를 악물었습니다. 학회의 사명도 그 어떤 때보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노력의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지도 교수님이 제게 ‘넌 정말 몸이 하나가 아닌 것 같다. 미안한 부탁이지만, 외래교수가 되어달라’고 말했어요. 지난해 3월부터 외래교수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사업부터 강단까지, 이준길 씨의 꿈은 끝이 없네요.

“복싱이 대중화되고, 국민 스포츠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자, 꿈입니다. 10년을 목표로 지금 이곳에서 그 뿌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복싱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는 것보다 기쁜 일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10년 후, 24살에 꿈꾸었던 유니피스 동아리 지도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신·행·학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못 이룰 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위 친구들이 ‘욕심이 너무 많다’고 하지만, 저는 자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참아내고 나서야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묵묵하게 이준길만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 두류권 지부남자부장






김기수(kimks@) | 화광신문 : 19/03/15 129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