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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한국전통선물포장 디자이너 이진경

한국 느끼는 포장디자인으로 자금 지원받아 창업



 



“그래서 그 복운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진경(사상권 동의지부 여자부장) 씨가 다시 마음을 잡고 신심(信心)을 하게 된 계기는 대학부 시절 눈앞에서 놓쳐버린 전액장학금 때문이었다. 우연히 들어온 ‘제품디자인과’가 다행히 적성에 맞긴 했지만,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미술 공부를 하고 들어온 친구들에게 뒤처지기 싫어 남들은 주어진 과제만 해갈 때, 이 씨는 대여섯 장씩 과제를 제출했다고 한다. 덕분에 교수님께 인정받으며 과 수석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정작 전액장학금은 다른 사람에게 가는 걸 보며 그야말로 ‘멘탈’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속상한 마음을 엄마에게 털어놨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복운이 없어서 그렇다”였다.

“이 일을 겪고 복운을 쌓아야겠다고 느꼈어요. 다시 좌담회에도 나가고, 창제도 하기 시작했죠.”

이후 이 씨는 소위 ‘잘나가는’ 유아용품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다. 연봉도 많고, 복지도 좋은 회사였기에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마치 자신이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푼 기대 속에 시작한 사회생활은 이 씨의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유명 외국제품을 모방해 시제품 테스트도 하지 않고 시장에 내놓고는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해결하고, 고용된 장애인 직원들에게 비인간적인 대우를 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어요.”

기대했던 직장생활과는 동떨어진 모습에 이 씨는 사춘기 소녀처럼 또 다시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퇴사를 결정했다. 용기 내어 새롭게 꿈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현실의 벽 앞에서 또 다시 아무 곳이나 원서를 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이케다 SGI 회장 스피치가 이 씨의 다짐을 흔들어 깨웠다고.





“어? 한국 다녀왔구나?” 선물포장만으로도 한국을 알리고, 자신의 브랜드만으로 신뢰를 주고 싶다는 이진경 씨.



“직업을 고르는 기준에 관한 스피치였어요. 자신이 좋아하고, 득이 되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이상적이라는 내용이었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제 자신에게 대입해 봤어요.”

손재주가 있던 이 씨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로 타인에게 기쁨을 주고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와중 때마침 TV에서 ‘선물포장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발견하고는 “유레카”를 외친 이 씨. 1년 동안 선물포장과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며 사업을 구상했다. 인사동에서조차 외국인들에게 검은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주는 모습을 안타까워한 이 씨는 상자나 봉투만 보더라도 ‘한국’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선물포장디자인 사업을 기획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문구가 이 씨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고.

평소 사극드라마를 즐겨보고 한복의 아름다움에 꽂혀 있던 이 씨는 한복의 디자인을 응용, 저고리를 형상화한 상자를 디자인했다. 사업을 시작할 자금도 없었고, 여러 일을 혼자 진행해야하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 씨는 학회에서 배운 대로 포기하지 않고 어렵게 찾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갔다. 때마침 ‘부산청년창업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된 이 씨는 자신의 사업계획서를 접수했고, 최종 선발돼 사무실과 사업화자금도 지원받아 자신의 디자인이 특허로 등록되고 마침내 고대하던 제품도 출시하게 됐다.

“이제 첫 단추를 채운 느낌이에요. 제가 디자인한 제품을 보시고는 어떻게 이걸 구상했냐며 많이들 좋아해주셨어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많겠지만, 자신 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남스타일’하면 세계 어디서든 가수 ‘싸이’를 떠올리듯이, 한국전통선물포장 디자이너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진경 씨. 머지않아 그 날이 오길 바라 본다.







김경화(kimkh@) | 화광신문 : 14/04/25 1066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