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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박기현 프로그래밍·보안 전문학원 CETI 원장 일류 IT 교육 기관을 목표로!




수강생이 꿈을 찾아가는 모습 보며 인생의 가치 실감

“회전초밥은 쉬웠지? 버스 갈아타긴 해봤니? 점핑 사다린 쉽지 않을 걸?”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요리학원도 아니요, 오락실은 더더욱 아닐 터인데-. 칠판 하나 가득 무수한 기호와 단어, 수식들이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연신 이마를 훔치며 설명하는 박기현 씨와 수강생들의 얼굴엔 웃음과 열의가 넘친다. 이들은 지금 컴퓨터 프로그래밍 문제를 놓고 열띤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박 씨가 충남 천안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밍·보안교육 전문학원 CETI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이곳에선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다양한 수강생들이 초급 프로그래밍부터 전문과정과 정보보호에 이르는 분야들을 배우며 열정을 사르고 있다. 문제를 가르쳐 주기보다는 스스로 풀게 하고 싶은 그의 수업엔 설명만큼이나 질문이 많다. “이게 뭘까?” “지난번엔 뭐였지?” “어떻게 하면 될까?” 수강생들도 지지 않는다. 연신 대답을 쏟아내며 수업에 빠져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분위기와 공간 속에서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오롯이 몰입하는 박 씨와 수강생들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행복합니다. 낙제를 밥 먹듯 하던 수강생이 A플러스를 받았다며 기뻐 날뛰던 날. 철부지라고 생각했던 고등학생이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먹었던 날. 불쑥불쑥 저를 놀래는 수강생들 덕에 ‘학원을 열기를 정말 잘했구나’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 문을 연 지 1년 반 남짓.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의 학원은 타 지방에서까지 수강생들을 끌어모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덕분에 지난해 엄청난 수익을 내기도 했다. 직장을 다녔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학기가 바뀌는 요즘 살짝 비수기를 겪고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돈을 얼마나 버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석 달 동안 아예 수강생이 없었던 적도 있어요.”
급한 마음에 전단지와 홍보물을 돌려보기도 했지만 정작 그걸 보고 찾아온 수강생은 단 한명도 없었단다. 영업엔 아무리 보아도 소질이 없던 그가 학원을 일으킬 수 있었던 무기는 오히려 진심과 대화였다. 우연히 블로그를 보거나 소문을 듣고 상담을 청해오는 이들을 그는 절대 그냥 대하지 않았다.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학원을 다니고 안 다니고를 떠나서 마음을 다해 대화를 나눴다. 그 진지한 모습에 한 명 두 명 수강생이 늘기 시작했고,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들 틈에서도 작지만 알찬 학원으로 주위의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요즘은 수강문의만 오는 게 아니라 기업 직원들의 위탁교육 문의나 전문 프로그램 개발 문의까지 다양한 제의가 몰려들고 있다.

“학회활동을 하며 느낀 보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많은 회우와 남자부원이 대화를 나누며 인생의 방향을 찾아 나가는 모습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길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며 ‘교육의 진짜 보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돈보다 훨씬 중요한 ‘인생의 가치’를 얻게 된 거죠.”
사실 박기현 씨는 대학생일 때 이미 전문강의를 시작했다. 정보보호대학원 과정을 다니면서는 국내 유수기업에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기업에도 입사해 보았고 국내 최대의 교육센터에도 있어 보았다. 컨설팅 회사에서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의 교육과 시스템 개선 및 프로그램 개발을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듯 소위 잘나가는(?) 직장인이었던 그가 굳이 조그만 학원을 내고 수강생들과 아옹다옹 살겠다고 작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고민이었죠. ‘무엇이 올바른 인생인가’라는 고민. 한번은 굉장히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해외에서 공부할 때였을 겁니다. 저는 한국에서 ‘안정된 직장’ ‘멋진 인생’이라는 목표를 당연한 지상과제로 여기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그곳 친구들에겐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거예요. 그들에겐 ‘내가 좋아하는 일’과 ‘어떤 가치를 만드는 일’인가가 인생을 결정하는 기준이었던 거죠. 문화적 충격을 넘어서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남들이 인정해 주는 인생을 걸으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가.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은 무엇인가. 다행히 그에겐 부모님께 물려받은 신심이 있었다.
“신심은 정말 나침반 같습니다.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도 그렇지만 어떤 선택을 했더라도 신심을 해나가는 한 결코 헛됨이 없다고 확신합니다.”
창제를 도전하며 생각을 거듭해 나가던 어느 날. 불현듯 그의 머리에 ‘학원을 해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따지고 보면 그의 화려했던 인생 이력 중에서 많은 부분이 강의와 교육에 있었다. ‘교육사업’이라는 길은 그가 생각의 표면 위로 끄집어내기 오래전부터 그의 마음에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되었지만,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집안의 맏아들이요, 이미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그에게 가장 감사한 건 역시 가족이 아닐 수 없다. 하고 싶은 말이야 얼마나 많았을까만 언제나 응원을 보내주신 부모님과 잘나가던 패션리더의 꿈을 접고 자신을 믿어준 아내 최효경 씨. 가족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은 그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그래서일까. 이제 막 두 돌이 되는 아들 진규의 눈을 들여다 볼 때면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도 든다는 박기현 씨는 학원의 다음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안드로이드 게임 개발이나 네트워크 보안 등 여러 가지 국가전략사업 분야의 교육사업을 담당하며 한편으로는 다양한 IT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참여하는 산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그를 위해 박 씨는 오늘도 한바탕 전투를 치를 수업을 준비한다.
수강생들보다 더 눈을 반짝이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기현 씨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는 그의 말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지금 정말 좋아하는 인생을 살고 있을까? 나도 창제하면서 생각해 봐야겠다.

·천안권 아산지역남자부장



김태헌(uncle@) | 화광신문 : 14/02/28 1058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