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용국내과 부원장 황정실 씨 환자 마음까지 치료하는 내과의



포교 도전하며 대인관계 어려움 극복
어머니·딸·친구 같은 의사 되고 싶어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역시 몸이 아파 미간을 잔뜩 찡그리던 환자의 얼굴에 편안한 미소가 번질 때예요.”
황정실 씨는 매일 ‘아이고, 나 죽겠네! 머리가 아파요’ ‘식은땀이 계속 나요. 배가 콕콕 쑤셔요!’를 외치며 그녀 앞에선 아이가 되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내과의사다.
다른 과들이 비교적 인체의 특수 부위를 치료하는 데 비해 내과는 전신질환을 다루면서 인체의 가장 많은 기관을 책임지고 있다. 차근차근 병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워 선택한 내과 전문의로서의 생활이 이제 21년 차에 접어들었다.
“환자를 대하는 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의 의술은 정말 눈알이 휙휙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의사는 늘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의사는 의무적으로 전공분야의 학회와 각종 심포지엄 등에 참석해 매년 12평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황 씨도 내과학회, 내시경학회, 초음파학회 등 분기마다 있는 학회에서 새로운 의술을 익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에게 가장 큰 가르침을 주는 건 환자다.

“최근 ‘신·인간혁명’ <용장>에서 읽었던 부분 중 굉장히 와 닿았던 내용이 있어요. ‘자신에게 설득력이 부족하고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 생명을 보는 눈이 중요하다는 것 등 모두 환자를 대하면서 알게 되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환자가 바로 스승이고 환자가 의사인 저를 육성해 주었습니다. 마음 한편으로 환자를 내려다보며 내가 진찰해준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만심입니다’라는 한 의사의 말에 100% 공감합니다.”
그렇기에 황 씨는 환자 한사람 한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려 노력한다. 매일 60~70명의 환자를 마주하지만, 언제나 그녀의 진료실 문을 여는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밝은 미소와 따뜻한 목소리로 인사한다.
“환자 중에서는 너무 아프다 보니 앞뒤 생각하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그 모습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얼마나 아프면,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그럴까?’ 그 마음을 헤아리며 진료하려 노력해요. 그러면 며칠 후 그때는 미안했다며 음료수를 사 들고 찾아오세요.”
그녀와 함께 있으면 환자건 간호사건 그녀가 내뿜는 에너지에 힘이 불끈 생긴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게도 얼굴이 화끈거려 감추고 싶은 과거가 있다.
“사람 만나는 걸 제일 싫어했어요. 사람들의 단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죠. 환자들도 제 말을 듣지 않으면 신경질부터 났어요. 그래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환자들이랑 참 많이 싸웠어요.”
욱하는 성격에 사사건건 예민하게 반응했던 그녀에게 변화가 생긴 건 ‘포교’ 덕분이었다.
“포교에 도전하면서 성격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신심을 했기 때문에 머리로는 인간혁명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가 않았는데 한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불법을 이야기하다 보니 저의 이런 모습도 하나둘 바꿔갈 수 있었습니다.”
황 씨는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의사는 일을 할 때만큼은 냉정하리 만치의 차분함과 치밀하다 싶을 정도의 꼼꼼함,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결단력과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를 진심으로 동고(同苦)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실 처음부터 의사의 꿈을 꾼 것은 아니었어요. 점수에 맞춰서 의과대학에 지원했는데 덜컥 합격했어요. 아이큐가 98인 제가 의과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신심 덕분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요.”
지금이야 여의사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동기 140명에서 여학생은 단 6명이었다. 단기간에 많은 양을 공부해야 하는 의과대학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체력이 떨어져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내가 돈 내고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정말 괴로웠어요. 잠잘 시간도 없이 공부해야 했으니깐요. 그래도 창제 도전만큼은 빼놓지 않았어요. 남들이 5~6시간 공부해 끝낼 분량을 1시간 안에 끝내도록 불지혜를 달라며 기원했죠. 하하하~”
입학할 당시 등수를 뒤에서 세야 했던 황 씨는 대학에서는 장학금을 받아가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모든 게 다 신심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3대 독자인 오빠의 병을 낫게 하려고 가족과 함께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신심은 그녀 인생의 단단한 뿌리가 됐다. 모든 것을 기원으로 열었던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이 마주하는 환자들이 건강하게 돌아가도록 창제를 한다. 그래서 21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의 의료사고도 내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방실방실 웃으며 환자들의 마음의 병까지 치료하는 의사로, 학회에서는 포교의 여왕이라 불리며 슈퍼우먼처럼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지구부인부장으로, 엄마처럼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딸 서원 양과 쌍둥이 동생 서령 양의 엄마로 정말 24시간이 모자란 그녀에게 병행에 대해 물었다.
“병행? 저는 병행이라는 말 자체를 싫어해요. 하고 있는 것들을 따로따로 분리시키는 게 병행이에요. 언제 어디서나 제 모습 그 자체에 불법을 물들이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순간순간이 법화경의 행자로서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황 씨는 불법을 근본으로 청소년에게는 엄마 같은, 할아버지·할머니에게는 딸 같은, 동년배의 사람들에게는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의사가 되겠노라 다짐해본다.

·강동권 지구부인부장



박수인(suin@) | 화광신문 : 13/10/18 1041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