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아포초등학교 부장교사 김기훈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참스승’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2년 연속 교육부 초등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
“야생화 채취하고 기르기, 산딸기와 오디 따먹기, 아카시아 잎 따기 시합, 숲 속의 나무와 대화하고 일지를 쓰는 등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속에 ‘아이들의 인성’을 튼튼하게 해주려고 노력했어요-.”
교육계에 열정을 쏟아부어 온 인생. 어린이를 사랑하는 김기훈 씨는 25년 전 경북 봉화군의 한 학교에 첫 부임했을 때의 마음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담임한 반의 전체 인원은 11명. 김 씨는 그 중 두 명의 남학생과 있었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데도 불구하고 한 명은 글을 몰랐고 나머지 한 명은 셈을 못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김 씨는 두 학생을 위해 방과후 수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어머니와 함께 학교 사택에서 거주했던 김 씨는 자신의 집을 방과후교실로 제공했고, 학교 인근에 사는 다른 학생들도 초대해서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본이 안 되어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손가락으로 셈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지손가락부터 세지만, 두 학생은 새끼손가락부터 세다 보니 다섯 개 이상이 넘어가면 잘 모르는 겁니다. 순간 제 마음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지요.”
이후 김 씨가 시도한 교수법은 반복학습이었다. 두 학생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세는 일반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200번 이상 함께 반복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니 차도가 있었다. 셈을 터득하고 나니 수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글을 몰랐던 학생의 아버지가 운동회 날 학교를 찾아와 김 씨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아침에 뉴스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자막을 읽고 있길래 돌아봤더니 다름 아닌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 씨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주며 그 잠재력을 계속해서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한 예로 셈을 못했던 학생이 달리기를 잘했었는데, 김 씨는 이 학생을 격려해서 6개 초등학교가 참여하는 면 육상대회 800미터 경기에 출전하게 했다. 결과는 1등.
그 학생은 육상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중학교에 가서도 평균 70점 대를 받으며 “선생님! 저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재미있어요!”라며 가슴 뭉클한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김 씨가 첫 부임지에서 8년간 지내는 동안 교직생활의 보람을 느끼게 했던 동기부여 중 두 학생의 성장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변화에 행복해 하는 두 학생의 얼굴이 김 씨의 가슴에 그만큼 강렬하게 남아 있다.
반면 25년 교직 인생 중 김 씨의 마음을 너무나 힘들게 했던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김 씨가 상주시로 첫 전근을 갔을 때 만났다. 당시 학생의 나이 12세, 5학년이었다. 당시 교장선생님이 김 씨에게 건네준 이 학생의 학생기록부에는 소위 해서는 안될 모든 나쁜 행동들이 적혀있었다. 그 일부분을 소개하면 졸업한 씨름부 형들을 따라다니며 술과 담배를 배웠고 손재주가 좋아 빈집털이도 잘했다고 한다.
어느 날은 등교했던 이 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그날 새벽 2시. 김천의 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이 학생이 주동이 되어 친구 몇 명을 데리고 상주에서 김천까지 버스를 타고 간 것이었다. 김천에서도 자전거를 훔쳐서 팔고, 받은 돈으로 식사를 해결했다고 한다. 결국 학교에서는 퇴학처리를 결정해 버렸다.
김 씨는 “사고 없이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이 눈물을 쏙 뺄 정도로 엄하게 훈육했습니다”라며 퇴학만큼은 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의 노력 덕분에 그 학생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비뚤어진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부모의 애정 부족이었다. 아버지가 소도 100마리나 키우고 빌딩도 가지고 있는 부자였지만, 공부를 잘하는 형만 칭찬하는 부모님이 싫었던 것이다. 우선 김 씨는 학교를 설득시켜 퇴학을 무마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힘을 얻어서인지, 그 학생은 김 씨와 대화한 후 5, 6학년을 무사히 마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김 씨의 교육신조는 ‘교육은 받는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한다’이다. 그래서 ‘교육의 목적은 어린이의 행복에 있다’는 마키구치(牧口) 창가학회 초대 회장의 교육철학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김 씨의 교직 인생을 돌아보면 어린이의 작은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그 외침에 답하는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어른도 어린이도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하다. “어린이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은 어른의 기쁨과 보람으로 이어집니다”라는 이케다 SGI 회장 스피치처럼 김 씨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속에 자신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김 씨는 다가오는 9월 교감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벽지·농촌 지역에서의 교직생활, 연구학교(시범학교)에서 근무, 부장 교사 수행 등 여러 가지 자격조건이 따른다. 지난 25년 동안 김 씨의 성적은 만점을 넘어 점수가 남아돌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열심히 일해 왔다는 증거다. 특히 지난 4년간 부장교사로 근무해온 지금의 학교에서는 후배 교사들과 이체동심으로 불철주야 일하고 연구한 결과 교과부에서 주최하는 초등학교 50대 교육과정 중 2년 연속 우수학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이는 교육과정을 알차게 편성해서 운영하는 학교에게 주는 명예라고 한다.
곧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관리자 입장이 되는 김 씨는 “교육이라는 게 열정을 가지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집니다. 저의 역할은 매일 바쁜 일정 속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학교의 장(長)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관계가 되면 아무리 일이 바쁘더라도 밝은 분위기 속에 이체동심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교직생활 제2의 출발을 다짐했다.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어린이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회’ ‘교육을 위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는 김 씨. 그의 심장이 오늘도 뛰고 있다.
·김천권 부권장
오웅희(unghee@) | 화광신문 : 13/06/28 1027호 발췌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2년 연속 교육부 초등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
“야생화 채취하고 기르기, 산딸기와 오디 따먹기, 아카시아 잎 따기 시합, 숲 속의 나무와 대화하고 일지를 쓰는 등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속에 ‘아이들의 인성’을 튼튼하게 해주려고 노력했어요-.”
교육계에 열정을 쏟아부어 온 인생. 어린이를 사랑하는 김기훈 씨는 25년 전 경북 봉화군의 한 학교에 첫 부임했을 때의 마음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담임한 반의 전체 인원은 11명. 김 씨는 그 중 두 명의 남학생과 있었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데도 불구하고 한 명은 글을 몰랐고 나머지 한 명은 셈을 못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김 씨는 두 학생을 위해 방과후 수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어머니와 함께 학교 사택에서 거주했던 김 씨는 자신의 집을 방과후교실로 제공했고, 학교 인근에 사는 다른 학생들도 초대해서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본이 안 되어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손가락으로 셈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지손가락부터 세지만, 두 학생은 새끼손가락부터 세다 보니 다섯 개 이상이 넘어가면 잘 모르는 겁니다. 순간 제 마음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지요.”
이후 김 씨가 시도한 교수법은 반복학습이었다. 두 학생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세는 일반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200번 이상 함께 반복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니 차도가 있었다. 셈을 터득하고 나니 수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글을 몰랐던 학생의 아버지가 운동회 날 학교를 찾아와 김 씨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아침에 뉴스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자막을 읽고 있길래 돌아봤더니 다름 아닌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 씨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주며 그 잠재력을 계속해서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한 예로 셈을 못했던 학생이 달리기를 잘했었는데, 김 씨는 이 학생을 격려해서 6개 초등학교가 참여하는 면 육상대회 800미터 경기에 출전하게 했다. 결과는 1등.
그 학생은 육상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중학교에 가서도 평균 70점 대를 받으며 “선생님! 저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재미있어요!”라며 가슴 뭉클한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김 씨가 첫 부임지에서 8년간 지내는 동안 교직생활의 보람을 느끼게 했던 동기부여 중 두 학생의 성장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변화에 행복해 하는 두 학생의 얼굴이 김 씨의 가슴에 그만큼 강렬하게 남아 있다.
반면 25년 교직 인생 중 김 씨의 마음을 너무나 힘들게 했던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김 씨가 상주시로 첫 전근을 갔을 때 만났다. 당시 학생의 나이 12세, 5학년이었다. 당시 교장선생님이 김 씨에게 건네준 이 학생의 학생기록부에는 소위 해서는 안될 모든 나쁜 행동들이 적혀있었다. 그 일부분을 소개하면 졸업한 씨름부 형들을 따라다니며 술과 담배를 배웠고 손재주가 좋아 빈집털이도 잘했다고 한다.
어느 날은 등교했던 이 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그날 새벽 2시. 김천의 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이 학생이 주동이 되어 친구 몇 명을 데리고 상주에서 김천까지 버스를 타고 간 것이었다. 김천에서도 자전거를 훔쳐서 팔고, 받은 돈으로 식사를 해결했다고 한다. 결국 학교에서는 퇴학처리를 결정해 버렸다.
김 씨는 “사고 없이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이 눈물을 쏙 뺄 정도로 엄하게 훈육했습니다”라며 퇴학만큼은 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의 노력 덕분에 그 학생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비뚤어진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부모의 애정 부족이었다. 아버지가 소도 100마리나 키우고 빌딩도 가지고 있는 부자였지만, 공부를 잘하는 형만 칭찬하는 부모님이 싫었던 것이다. 우선 김 씨는 학교를 설득시켜 퇴학을 무마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힘을 얻어서인지, 그 학생은 김 씨와 대화한 후 5, 6학년을 무사히 마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김 씨의 교육신조는 ‘교육은 받는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한다’이다. 그래서 ‘교육의 목적은 어린이의 행복에 있다’는 마키구치(牧口) 창가학회 초대 회장의 교육철학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김 씨의 교직 인생을 돌아보면 어린이의 작은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그 외침에 답하는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어른도 어린이도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하다. “어린이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은 어른의 기쁨과 보람으로 이어집니다”라는 이케다 SGI 회장 스피치처럼 김 씨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속에 자신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김 씨는 다가오는 9월 교감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벽지·농촌 지역에서의 교직생활, 연구학교(시범학교)에서 근무, 부장 교사 수행 등 여러 가지 자격조건이 따른다. 지난 25년 동안 김 씨의 성적은 만점을 넘어 점수가 남아돌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열심히 일해 왔다는 증거다. 특히 지난 4년간 부장교사로 근무해온 지금의 학교에서는 후배 교사들과 이체동심으로 불철주야 일하고 연구한 결과 교과부에서 주최하는 초등학교 50대 교육과정 중 2년 연속 우수학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이는 교육과정을 알차게 편성해서 운영하는 학교에게 주는 명예라고 한다.
곧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관리자 입장이 되는 김 씨는 “교육이라는 게 열정을 가지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집니다. 저의 역할은 매일 바쁜 일정 속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학교의 장(長)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관계가 되면 아무리 일이 바쁘더라도 밝은 분위기 속에 이체동심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교직생활 제2의 출발을 다짐했다.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어린이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회’ ‘교육을 위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는 김 씨. 그의 심장이 오늘도 뛰고 있다.
·김천권 부권장
오웅희(unghee@) | 화광신문 : 13/06/28 1027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