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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연필인물화 강사 정은아 씨 신심으로 그리는 인생이란 작품



학벌·유학의 벽 뛰어넘어 만든 서양화가의 길

그림으로 내일을 꿈꾸는 사람 많아지기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 자생적 예술마을인 문래창작촌을 포함해 국내외 여러 예술가를 위한 창작지원센터로 2010년 1월 28일 개관한 이곳 4층에 자리잡은 세미나실에서는 연필인물화 수업이 한창이다. 수강생은 미술 전공자부터 가정주부, 직장인 등으로 다양하고, 강사는 창화그룹 멤버이기도 한 서양화가 정은아 씨다.


“인물화는 미술의 기본이죠. 그래서 저는 서양화가임에도 불구하고 인물화 작업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어요. 이렇듯 오랜 인물화 경험과 과거 아동미술학원에서 일하고 화실에서 공부하며 익힌 내용들을 살려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 말처럼 강의노트에는 정 씨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느껴지는 눈, 코, 입, 귀 등 얼굴과 옷 주름과 같은 부분별 인물화 그림 작법이 빼곡히 적혀 있다. 게다가 모두가 한 강의실에 있지만 수강생 모두에게 같은 진도로 똑같은 수준의 내용을 전달식으로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수강생의 수준과 능력에 맞춰 철저히 일대일로 지도를 하고 있다.

이렇듯 세심하게 이끌다 보니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수강 1년이 지날 때쯤이면 누구라도 감탄할 정도로 실사 같은 인물화를 그려낼 수 있게 된다고.

이렇다 보니 애초에 수강생들의 강의 요구에 의해 소수 인원으로 시작했던 연필인물화 강의는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주어진 시간 내에 강의를 진행해야 하는 정 씨의 눈길과 손길이 더욱 분주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취미로 시작했던 수강생도 이제는 액자로 집에 걸어 둘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실력이 크게 늘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물하며 삶의 의미를 찾고, 충족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때 정말 기뻐요. 강의를 시작한 이유가 거기에 있으니까요.”

정 씨가 연필인물화 강의를 시작한 이유. 그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통해 꿈을, 희망을 갖도록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바로 정 씨 자신이 숙명의 깊은 바닥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 그림을 통해 내일을 꿈꿀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3월 26일부터 4월 6일까지는 수강생들과 함께 특별한 전시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림으로 희망을 전한다’는 연필인물화 강의의 ‘초심’을 가장 잘 담은 전시예요. 수강생들과 함께 보육원 아이들의 초상화도 그려주고,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작품도 만들어 전시할 계획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제가 그러했듯 단 한 명이라도 그림을 통해 내일의 꿈을 꾸게 된다면 성공이죠.”

이처럼 꿈과 희망을 그리는 화가 정은아 씨는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니 정해진 길을 차곡차곡 밟아 화가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깊디 깊은 숙명의 파도가 가족을 덮쳐 내일의 희망이나 꿈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시기를 겪으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화가의 길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면서도 작품 활동에 대한 열망을 버릴 수 없었고, 꿈속에서조차 언제나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때 신심을 만났다.

“신심을 만나 여자부 속에서 단련 받으면서 어긋나 있던 제 인생의 조각들이 제 단 하나의 꿈이었던 화가의 길로 하나 둘 맞춰지기 시작했어요.”

학회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숙명의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집안을 들쑤셨지만, 거듭 인내하며 인간변혁에 도전하는 속에 과거에는 숙업의 벽에 부딪혀 이루지 못하는 아픔일 뿐이었던 꿈이 오히려 현실의 고통을 견뎌내는 희망이 됐고, 정 씨의 마음이 바뀌자 현실 또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여졌다.

“화실에 들어가 그토록 원했던 그림을 정식으로 배울 수 있었고, 이후에는 서양화가로서 활동하며 조금씩 인정받는 결과도 만들 수 있었죠.”

또 작품활동만으로는 경제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서울시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문래예술공장의 무료 사용을 허가 받아 연필인물화 강의를 하며 그림으로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은 물론, 지인의 소개로 감사패나 기념패, 공로패 등에 인물화를 새겨 넣거나 인물화, 초상화 등을 주문 받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해 경제적인 문제에 구애 받지 않고 작품 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됐다.

“남들처럼 학벌이 좋거나 유학을 다녀온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은 제가 인생의 중심을 신심으로 확고하게 구축한 것만으로도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서양화가로서는 이제 막 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과도기로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이 신심만 있다면 누구보다 깊이 있고 확고한 작품세계를 확립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힘든 순간을 마주하지만 어떤 사람은 좌절하고 무기력해져서 화만 내고, 어떤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수긍하면서 지나친다. 하지만 정은아 씨는 신심이 있기에 어떠한 역경도 꿈에 한 발 더 가깝게 다가가는 징검다리 삼아 즐겁게 밟고 건너간다.

“더욱 완성도 높은 연필인물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 기초가 되는 선 하나를 제대로 긋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힘든 때도 있겠지만, 제대로 타고 넘었을 때 제 인생을 더욱 탄탄하게 완성하는 일이 아닐까요? 제가 얻은 이 인생의 의미를 그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아직 미완성의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앞으로 정은아 씨가 구축해갈 ‘인생’의 작품세계가 더욱 기대된다.

·중구권 장충지부 총합여자부장



장선아(sajang@) | 화광신문 : 13/01/18 1005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