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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현중학교 교사 김미선 씨 전국 과학교사 사이서 화제가 된 국어선생님?

지난해 가을 지역신문과 관련 매체들은 제19회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 과학동아리활동발표 전국대회 최우수상을 거머쥔 동아리 ‘한울지기’와 지도교사 김미선 씨의 소식을 전했고, 모든 과학교사들의 염원을 당당히 가로챈 이 엉뚱 발랄한 국어선생님은 전국의 과학교사와 동아리 지도교사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수상 순간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런 배경도 경력도 없는 신생 동아리인 우리를 바로 보고 평가해 주었다는 것에 그간 아이들과 함께한 고생이 열매 맺었다는 기쁨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학생 마냥 천진난만하게 웃는 김 씨에게 그가 아이들과 일궈온 아주 특별한 드라마를 들을 수 있었다.
경기도 용인시의 이현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미선 씨가 엉뚱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3월 환경봉사부장 임명이 계기였다.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젊은 환경봉사부장 김 씨는 열정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불합리한 제도들을 개선하고, 환경을 바꿔나가고, 그렇게 백방을 달리는 중에 그는 환경동아리를 맡겠다고 나섰다. ‘온세상 지킴이’라는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지구환경학생동아리 ‘한울지기’는 2010년 가을, 학생들의 자발적인 연합형태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현중학교 학생들이 다수 활동하는 점을 눈여겨본 김 씨가 도움을 주고자 지도교사를 자처했고, 학교와 동아리 측에서 모두 기쁘게 받아들여 준 것이다.
시작과 함께 동아리 지원을 고민하던 김 씨는 주변의 권유로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지구환경학생동아리 지원에 낸 계획서가 선정되어 2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기뻤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이것이 모험의 시작일 줄이야….
든든한 지원에 힘을 얻는 그와 아이들은 있는 힘껏 활동을 펼쳐갔다. 인근 탄천의 수질검사 활동, EM 흙공을 이용한 ‘건강한 하천 만들기’, 용인시청 ‘내나무심기’행사, ‘한강유역환경청’ 선정 신구대식물원 방문 등 넘치는 의욕 속에 어느새 더워진 여름 어느날. 지구환경동아리 지원을 받는 학교는 의무적으로 과학동아리발표대회에 참가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학이라…?’ 환경부문이긴 했지만 국어교사인 김 씨에게 과학동아리발표대회라는 세계는 너무나 생소한 것이었다. 그런데 반신반의하며 참가한 도대회에서 덜컥 은상을 수상하고 전국대회 참가가 결정돼 버린 김 씨와 아이들. 믿기지가 않았단다.
이제 비지땀으로 범벅을 해가며 매달리기 시작했다. 수상이야 별 기대도 없었지만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과 김 씨는 다른 팀들이 계획서와 자료만 달랑 들고 참석하는 중간소집에 엄청난 준비물들을 모두 들고 참석하는 열정을 불살랐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학생 하나가 조용히 물었다. “선생님. 저희 너무 많이 싸들고 온거 아녜요?” 김 씨는 웃으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아냐 괜찮아! 다 잘 한 거야!”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능했던 이날의 순수한 모습은 오히려 많은 격려와 점검을 받는 전화위복이 됐다.
그렇게 그와 아이들은 전국대회에 참가했다. 각 도를 대표하는 쟁쟁한 팀들의 모습을 보며, 그제서야 ‘와! 우리가 정말 경기도 대표구나’ 실감한 김미선 씨와 ‘한울지기’는 그간 준비한 모든 것을 선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10월 5일 결과발표. “최우수상 이현중학교 ‘한울지기’! 지도교사 김미선!” 대회 홈페이지에 수상결과가 뜨는 순간 김 씨는 ‘정말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현실을 의심해 봤지만 틀림없는 우승이었다. 덕분에 그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표창을 받았고, 지난 11월에는 일본 도쿄 국제교류전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회가 모두 끝난 가을 초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녹색성장프로젝트 운영교 모집이 있었다. 각도별로 초, 중, 고 한 팀 씩을 뽑는데다가 환경교과를 하거나 연구시범학교에도 해당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교장 선생님의 강력한 권유에 제출한 보고서가 또 선정! 더 많은 지원금을 받게 되었고 해외연수의 기회까지 얻었다.
그리고 지난 12월에는 3월부터 준비했던 지구환경학생동아리 발표대회에서 다시 한 번 최우수상을 수상. 지도교사 표창을 앞두고 있단다.
과연 이 무모한 도전의 드라마를 여기까지 승리로 끌고 온 힘은 무엇이었을까?

김미선 씨는 모든 것이 학회활동을 통한 단련에 있었다며 특히 교육부 활동이 원동력이 됐다고 힘주어 말한다. 초등캠프 지원, 중고등캠프 독서 골든벨 진행, 교육부 실천보고대회 3인3색 담임열전에 학부모세미나 지원까지. 사실 김 씨가 한 해 동안 이 모든 쾌거를 만든 뒷면에는 그보다 앞선 2010년 겨울을 배에 달하는 교육부 활동으로 채웠던 강력한 충전기간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교육부로서 스승의 사상을 현장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그가 가장 뿌듯해 하는 공간이 학교에 있다. 그곳은 바로 교사 2층 계단을 오르면 보이는 방화벽. 3미터가 넘는 널따란 벽에는 예쁜 그림을 배경으로 ‘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에서 발췌한 희망 메시지가 선명하게 씌어 있다. 본래 환경미화의 골칫거리였던 곳이 김 씨의 아이디어로 이현중학교 1300명의 가슴에 이케다 SGI 회장의 따뜻한 희망 메시지를 전하는 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곳을 지날 때면 마음이 새롭다는 김미선 씨.
“언제나 아이들 옆에 서 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는 교육자의 길을 걷겠습니다.”
선 곱게 배시시 웃는 얼굴을 보며, 이 당찬 선생님이 또 만들어 갈 교육모험의 드라마는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성남권 오리지부 지구부부인부장




김태헌(uncle@hknews.co.kr) | 화광신문 : 12/01/13 956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