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철학과 실천 한국SGI 회원은 SGI 불교 철학을 기반으로
생활 속에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실천을 해오고 있습니다.

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박영희氏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박영희氏
“웃음을 선사하는데 남녀노소가 따로 없죠!”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자격증 2급, 웃음치료사, 펀(fun)경영, 크리스토퍼 리더십 코스 수료증.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단어 빼고는 모두 생소한 이 자격증들은 박영희(59,사진 맨 오른쪽)씨가 소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꼭 10년 전 딴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자격증을 시작으로 올해 딴 웃음치료사 자격증까지 부지런히 익히고 공부해 만들어냈다.
이 밖에도 댄스스포츠, 포크댄스, 살사댄스 등 체력과 레크리에이션 지도를 위해 필요한 춤도 배우고 있다.

박씨가 레크리에이션에 발을 내디딘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이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지업사를 그만둔 후다.
여고시절부터 어렴풋이 꿈꿔오던 일을 꼭 해보고 싶다는 결단이 섰다.
1960년대 국내에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분야는 거의 없었다고 해야 맞다. 당시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박씨는 사람들 앞에서 사회를 보고 재미있게 해주는 일이 좋았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생계를 꾸리다 보니 어느덧 꿈과는 멀어진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나한테 정말 맞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번뜩 ‘그래!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선생님이 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이 꼭 학교에서 교과서를 갖고 가르치는 게 다는 아니니까요”라고.

그때 나이가 49세였다.
인터넷도 흔치 않던 시절. 우연히 신문에서 레크리에이션 지도자를 양성하는 연수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본 박씨는 서슴없이 대전으로 달려갔다. 당시 구미는 레크리에이션은 거의 불모지와 같았기 때문이다.

연수 내용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6박7일간 60시간 동안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수업을 듣는 것이었다. 가족의 이해와 응원에 힘입어 참석한 연수에 주부는 한 명도 없었다. 모두 대학생이나 예・체능 교사가 대부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박씨는 그 중 가장 고령이기도 했다.
하지만 레크리에이션을 향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 곳에서 금세 사람들과 친해지고 뛰어난 성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살사댄스를 배우고 싶어 처음 살사바를 찾았을 때의 에피소드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일년 전 박씨가 살사바에 들어섰을 때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휘둥그런 눈으로 머리가 새하얀 50대 아주머니를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격렬한 댄스인 살사는 거의 10~20대가 추는 춤이기 때문이다. 당시 살사바 원장은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아주머니는 힘들겠어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왜 안 된다는 거죠?” 박씨의 물음에 “이곳은 젊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젊게 하고 다니면 문제 없겠네요!” 거침없는 박씨의 말에 원장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박씨는 이곳에서 ‘왕언니’로 불린다. 사정이 생겨 동호회 모임에 못 나가는 날엔 “왕 언니 왜 안 나와요! 왕 언니가 없으니까 썰렁해요”라며 어김없이 전화가 온다.

웃음치료사는 몇 년 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인도인들이 아침마다 모여 실컷 웃은 후 하루를 시작하는 장면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마침 올해 구미1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웃음치료사 1기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지난 7월 수료증을 취득했으나, 다음 2기생 강의를 한 번 더 들을 생각이라고.

“강의 내용이 매우 좋고, 확실히 제 것으로 하고 싶기 때문이죠”라고 이유를 설명하며 웃음에 대한 애찬론을 펼친다.

“개그프로가 왜 심야에 방송하는 지 아세요? 사람들이 실컷 웃고 나면 잠을 푹 잘 수 있거든요. 웃음은 그 정도로 사람에게 좋은 대체의학이죠. 웃음에는 모르핀의 2백배가 넘는 효과가 있어요.”

박씨는 이 자격증들을 바탕으로 문맹자들을 위한 교정학교인 상록학교나 양로원 등에 레크리에이션 사회나 웃음치료, 펀경영 강의를 나간다. 물론 무보수 봉사활동이다.
한국SGI 회합이나 연수마다 단골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약하기도 한다.

사실 박영희씨 직업은 따로 있다. 구미공단1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 사무장. 1천여 세대 조합원의 관리와 상담 등 전반적인 행정을 보는 역할이다. 이권 다툼이 치열한 재건축정비조합에서 여성이 사무장을 맡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가끔 드라마에서도 나오잖아요. 때로는 폭력이나 협박 같은 불상사도 빈번히 일어나지요. 하지만 여성 특유의 친절함과 대화로 풀어가다 보면 오히려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답니다.”

신심(信心)과는 1972년 소중한 불연을 맺었다. 부부 사이에 성격차이로 갈등하던 아들 내외를 지켜보던 시어머니가 신심을 권유했다.
지금은 구미시에 닭살부부라고 소문이 날 정도로 부부 금실이 좋은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으며 경제변혁도 이뤘다.

박씨의 꿈은 3년 후 레크리에이션 분야에 프로로 입문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내공과 실력을 키우기 위해 나날이 공부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인생의 목적은 중생소유락에 있다고 하잖아요. 즐겁게 살려면 내 마음부터 먼저 바뀌어야 하거든요. 타인의 좋은 점을 칭찬할 줄 알고, 건강과 경제도 허락해야 하고요. 또 그럴 수 있는 복운에 감사함을 알아야 하고요. 신심과 레크리에이션의 닮은 점이에요”라며 고령화 사회에 레크리에이션을 활용한 노인복지사업을 꿈꾸며 박영희씨만의 광포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이혜정 경북 구미지국 통신원>

길근혜(ghgil@hknews.co.kr) | 화광신문 : 06/08/18 697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