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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동자 (사)한국꽃꽂이협회 수민꽃예술중앙회 회장
이동자 (사)한국꽃꽂이협회 수민꽃예술중앙회 회장
(계양권 작전지부 부부인부장)

꽃과 함께한 30년! 봄같은 인생 산다!
학회라는 ‘행복의 정원’ 있어 꽃 향한 열정 불태운다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인천 계양구 작전동의 어느 초등학교 사거리 모퉁이에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아담한 꽃가게 ‘자연꽃예술원’.
30년이 넘도록 꽃과 함께한 이동자(62)씨의 삶터이자 화원(花園)이다.
이 가게를 운영하며 사단법인 한국꽃꽂이협회 수민꽃예술중앙회 회장으로 활약하는 이씨에게 꽃은 무척이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꽃은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꽃과 나무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신심(信心) 없이는 인생에 참된 환희도 없는 것처럼 말이죠.”

처음 가게를 찾은 손님도 꽃을 매만지는 그의 모습에서 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금세 알아채고, 60을 넘긴 나이에도 ‘꽃을 닮아서 그런지 무척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곧잘 듣곤 한다. 꽃이 좋은 이유? 만약 이렇게 질문한다면 이씨는 곤혹스럽다. 이씨에게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꽃 사랑을 이씨는 매주 꽃꽂이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수강생들과도 나눈다.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인근 문화회관을 꽃으로 장식하며 학회원들과도 그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이씨가 꽃꽂이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무렵. 어릴 때부터 식물이면 무조건 좋았다는 그는 집안 정원(庭園)의 꽃과 나무를 가꾸며 생활하다 좀더 변화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 꽃꽂이를 배웠다.

처음 취미로 시작한 꽃꽂이는 점차 삶의 일부가 됐고, 꽃을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만큼 그의 실력은 눈에 띄게 향상돼 꽃꽂이를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학교,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는 위치에도 섰다. 대외적인 활동에도 참여해 꽃꽂이 관련 협회가 주관한 전시회에서 1988년 5월, 1995년 4월에 공로상도 수상하고 외국강사 초빙 연수에 참가하기도 했다.

꽃을 향한 열정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욱 넓고 높은 배움의 길로 이끌어 지난 1997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꽃예술최고지도자 전문교육과정을 수료하며 더욱 전문적인 실력도 갖췄다. 조형예술을 전공한 까닭에 일반적인 생활 장식품만이 아니라 꽃으로 그려내는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실력도 지니게 됐다.

이렇듯 꽃과 함께 30년 넘게 지내면서 가슴에 품은 추억 또한 많다. 특히 묘법(妙法)의 동지들과 나눈 꽃의 향연은 더없이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회상한다.

1986년부터 예전 본부 광선회관을 꽃으로 장식한 이래 부인부합창대회, 이케다(池田) SGI 회장 현창식 등 크고 작은 학회 행사 때마다 이씨는 꽃으로 행사장을 장식했다. 작업 때마다 꼬박 밤을 새우기 일쑤지만 그의 마음에는 회원과 광포를 위해 꽃을 공양할 수 있다는 기쁨이 가득했다.

무엇보다 1998년 이케다 SGI 회장 부부가 처음 한국SGI 본부를 방문했을 때 접견실 안팎을 장식한 꽃꽂이를 보고 이케다 가네코 여사가 ‘국제적인 수준’이라고 말한 것을 전해 들었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또 1999년 제주대학교 SGI 회장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장을 장식한 역사도 그에게는 영광의 추억으로 남았다.

“딱히 더 좋아하는 꽃과 나무가 무엇인지 답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굳이 고르라면 여름부터 가을까지 백일 동안 끊임 없이 지고 피기를 반복하는 ‘백일홍 나무’와 꽃 중의 여왕이라 일컫는 ‘장미’를 꼽겠어요.”

한때 밥을 굶어가며 꽃꽂이를 한 적도 있었다. 작은 가게에서 새우잠을 자며 일하기도 했다. 사업과 보증으로 진 빚을 꽃꽂이 강사를 하며 번 돈으로 갚아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슬픈 줄 몰랐다. 매일이 환희였다. 그에게는 꽃이 있고 마음껏 창제할 수 있는 복운이 있고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고 키우는 학회활동이 있었다.

그 속에서 이씨의 인생도 꽃 피었다. 빚도 다 갚고 딸과 아들도 결혼시키고 홀로 남은 몸을 편히 뉠 수 있는 집도 장만했다. 지금도 건강하게 꽃으로 광포할 수 있는 무대가 있고 기쁨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학회라는 행복의 정원이 있다.

“지금은 궁전에서 사는 셈이지요. 모두 신심 덕분 아니겠어요? 꽃꽂이와 신심은 여러 면에서 닮은 것 같아요. 10년 이상이 돼야 겨우 조금 알 수 있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끈기를 갖고 해야 하니까요.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이상도(sdlee@hknews.co.kr) | 화광신문 : 08/07/25 791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