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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로봇사이언스 원장 정홍진씨
로봇사이언스 원장 정홍진씨
(동래권 명장지부 반장)

로봇시대 이끌 과학 꿈나무들의 영원한 동반자 독보적 위치 선점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걷더니 계단을 오르내린다. 한바탕 신나게 춤판을 벌인다. 자유롭게 관절을 움직이고 날샌 주먹을 날린다……. 얼핏 보면 장난감이다. 그렇지만 전원이 켜지면 살아난다. 조정기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은 단박에 빠져든다. 바로 로봇의 세계다.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다. 로봇이 산업 현장이나 위험한 일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말도 하고 판단도 하며 사람을 가르치기도 한다. 로봇 전문가들은 로봇이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정홍진(35) 로봇사이언스 원장은 이처럼 날로 발전하는 로봇 기술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로봇의 시대’를 이끌 과학 꿈나무들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보람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있는 그의 학원에서는 90여 명의 과학 영재들이 눈빛을 반짝이며 꿈을 키우고 있다.

2006년 12월 호주에서 열린 제8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 세계 18개국에서 참가한 청소년 5백여 명이 실력을 겨뤘다.

그는 이때 학생 24명을 이끌고 보행 종목에 출전해 주니어리그, 챌린지리그에서 4개의 금메달을 땄다. 더욱이 출전한 학생 24명이 모두 상을 받았다. 이어서 지난해 8월 학생 18명을 데리고 참가한 전국로봇올림피아드대회에서 학생들이 모두 동상 이상을 받았다. 창작 부문에서는 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제일 기뻤던 것은 1등을 차지한 것보다는 모든 학생들이 상을 받은 것입니다.”

2006년 11월 문을 연 로봇사이언스는 각종 로봇 대회와 과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부산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상을 차지하는 학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가 로봇 과학 교육 분야에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은 어릴 때의 재능을 잘 키우고 꾸준히 노력한 덕분이다. 어릴 적부터 만들기를 좋아한 그는 초등학교 때 미술 실기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대학교 때는 학과공부보다는 과학이나 컴퓨터 동아리 활동이 먼저였다. 그때 부산에서 그래픽이나 3D 등을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 친구들과 며칠을 연구해서 기술을 익히곤 했다.

교육 분야에 진출한 것은 1997년 10월. 대학 졸업 후 잠시 철강회사를 거쳐 중앙교육문화사에 입사했다. 그는 이곳에서 10년간 학생을 가르쳤고 교육관리 실장을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회사에서는 2002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로봇 영재센터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그는 막 붐이 일기 시작한 로봇 과학 교육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로봇 영재센터를 해체하면서 사업의 일부를 인수해 2006년 11월 로봇사이언스를 개원했다.

“언젠가 독립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기가 빨라진 셈이죠. 로봇 영재센터에서 경험을 쌓았기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어요. 단지 대회에서 성적만 내기 보다는 로봇 과학 분야의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몇 가지 원칙을 지켰다. 첫째는 소수 정예 교육이다. 수업을 할 때는 한번에 2명만 가르친다. 그래야만 수업이 충실하고, 학생들이 실력을 쑥쑥 키울 수 있다. 지금은 학원에 오겠다는 학생들이 줄을 섰지만 일정 인원 이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둘째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믿는 것이다. 학원들 대부분이 학생들을 받아들일 때 테스트를 거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재능과 개성은 한 순간에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가꾸어지는 것이지요. 처음 한 달간은 아이들이 뭐든지 경험하도록 해서,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장점을 키워줍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강사의 완벽한 준비라고 강조한다. 그는 강의에 앞서 강의 시나리오를 짜고, 그날그날 학습 일지를 쓴다. 실력에 차이가 있고 진도가 다른 학생들에게 꼭 맞는 강의를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가르치면 대회 성적과 상관없이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로봇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밥을 먹을 때도 골똘히 생각한다.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서 불을 켜고 메모를 한다. 또 최신 로봇 과학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문가들을 자주 만나고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날마다 드나든다.

가장 큰 보람은 학생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다. 교사나 학부모들이 포기했던 학생이 로봇 과학을 배우며 자신감을 갖고, 꿈이 없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진학하는 등 가슴 뭉클한 순간이 많다. 그는 “예전에는 일인자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불법(佛法)을 배우고 실천하면서 ‘사람’이 먼저고,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낮에는 학원에서, 밤에는 산학협력교사로서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한다. 1년 중 쉬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행복의 지혜를 일깨워준 불법을 넓히고 반장 사명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결코 잊지 않는다. 앞으로는 사업에서도, 사명에서도 좀더 여유를 갖고 도전하겠다고 다짐한다.

“지금은 과학 교육 분야가 중점이지만 40대 이후에는 로봇 과학 교구 제작 사업에서도 결과를 만들고 싶어요. 형편이 어려워서 로봇 과학을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도 도와주고 싶고요. 그리고 광선유포를 위해서 마음껏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겁니다.”



장호정(hjjang@hknews.co.kr) | 화광신문 : 08/05/30 783호 발췌